"M60 사수로 적을 겨누다가 북한 어뢰정과 충돌한 순간 곧바로 빗발치듯
적의 사격이 시작됐습니다"

고속정 함교에서 북한군과 교전을 벌이다 파편상과 열상을 입은 서득원(24)
하사는 15일 밤 서울 국군수도통합병원 병상에서 긴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서 하사는 "총격전이 얼마나 계속됐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교전이 치열
했다"며 "대원들 모두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전투에 임했다"고 말했다.

서 하사는 "부상을 당해 지원함으로 옮겨진 뒤 응급치료를 받고 헬기로 수송
됐다"며 "병문안을 온 부모님들이 걱정스런 표정을 보였으나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안심을 시켜드렸다"고 말했다.

왼쪽 허벅지에 파편이 박힌 유중삼(22) 하사는 "대원들이 충분하게 탄약을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하던 중 북한측이 발포한 함포 파편이 좌측 허벅다리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며 "총을 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총알이
날아와 당황했지만 곧바로 자리잡고 응사했다"고 말했다.

유 하사는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서도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며
전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무척 자랑스럽다"고 힘있게
대답했다.

문봉진(37) 상사는 "적 어뢰정과 충돌하게 되자 부하들을 대피시켰으나
적의 기관포 공격으로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당시 북한군과는 얼굴 표정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며
"처음에는 충돌작전을 벌이는 동안 우리측에 병과 돌, 나무토막 등이
날아왔으나 어느 순간 갑자기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국군수도병원 2층 회복실에서 입원한 군인은 모두 7명
으로 안지영(30) 대위는 목부위를 다쳐 전혀 말을 할 수 없었다.

부상병들은 대부분 편안한 모습이었으나 가끔 부상 부위가 아파오는지
신음소리와 함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들이나 조카 등의 부상소식을 부대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거나 TV를 통해
알게된 가족들은 오후 5시께부터 택시 등으로 속속 병원에 도착, 허겁지겁
병실로 향하는 등 이날 내내 병원은 취재진과 부상 장병 가족들의 방문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