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저금리 대출받으려면 이달말까지 신청하세요"

한빛은행은 요즘 대출을 원해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이같이 말하고 있다.

연 9.75%의 낮은 금리로 은행 돈을 빌릴 수 있는 기간이 6월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다음 달부터 금리가 오르면 한자릿수의 금리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은행들은 예전에는 볼수 없었던 "한자릿수 금리세일"을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저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를 가장 낮췄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출상품들은 특정한 기간동안만 돈을 빌려주는 한시 상품이
대부분이다.

대출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도 한정돼있다.

언제나 마음대로 빌릴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은행들이 "대출세일"에 나서는데는 이유가 있다.

시중금리가 낮을때 한꺼번에 조달한 자금이 있을 경우 이를 저금리 대출자금
으로 활용한다.

유상증자나 해외자본 유치 등으로 자금이 한꺼번에 들어와 여유가 있을 때
은행들은 대대적인 대출세일을 벌인다.

기간과 금액을 정해놓고 대출하는 것은 이때문이다.

은행들은 또 다른 금융기관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도
캠페인 성격의 대출세일행사를 벌인다.

고객 입장에서 볼때 이같은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한푼이라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길인 까닭이다.

한빛은행은 올해1월 합병은행으로 새출범한 후 대출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6월말까지 "1조원 대출늘리기 운동"도 이같은 배경에서 이뤄지고 있다.

옛 한일은행과 옛 상업은행이 통합해 탄생하는 과정에서 대출이 다소
주춤했으나 조직을 재정비했다.

일선점포에 대출을 늘리라고 특명을 내려 놓은 상태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스피드대출".

이 상품은 이달말까지 연9.75%의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대출할 수 있는 한도가 1천억원 정도 남아있다"
고 말했다.

한빛은행은 대출을 신청한 날 곧바로 대출여부를 알려주는 고객만족서비스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4월 유상증자로 1조여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재원을 가계대출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1조원중 3천억원을 "예스드림대출"이라는 상품으로 운용,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다.

금리는 연 9.75% 수준이다.

아파트나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부동산담보 대출에 대해 일률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5월말 기준으로 2천3백억원 정도가 소진됐다.

외환은행은 또 해외유학생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방학기간인
8월말까지 환전수수료를 70% 인하하는 한시세일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5월19일부터 한달동안 연9.45%의 초저금리로 가계주택
담보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오는 18일까지 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적용금리는 금융권에선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객에게는 카드대출방식으로 5백만원까지 한도거래(마이너스) 대출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중순부터 5천억원의 자금을 가계대출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거래실적이 좋은 주거래고객들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일 경우 연 9.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5월말 기준으로 2천여억원을 대출했다.

앞으로 3천억원정도를 주택담보대출로 풀 수 있다고 은행측은 설명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4월부터 1천억원을 한도로 가계대출을 하고 있다.

금리는 주거래고객에 대해 최저 연 9.75%에서부터 연 10.5%의 담보대출을
해주고 있다.

주택은행은 5월초부터 1조원을 대출자금으로 마련했다.

연 9.7% 금리의 주택담보대출(웰컴주택자금대출)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택 신축이나 구입 뿐만 아니라 중도금대출, 기존주택 개량등에 쓰이는
자금에 대해서도 한자릿수대 금리로 대출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빌려주는 대출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예전에는 좀처럼
볼수 없었던 일이다.

IMF사태 이전에도 한자릿수 금리로 대출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은행들의 한자릿수 금리대출은 매우 좋은 조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금수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돈을 빌리는 것은 바람직
스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채비율을 축소하라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때문에
기업들이 기존 대출을 갚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저금리 상태가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금리가 낮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바닥"을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