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십리 재테크 박 ''실직탈출 전략'' ]

[ 이야기손님 : 김미화 < 연예인 >
김찬경 < 미래유통정보연구소 소장 >
정광영 <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최현만 <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 >
문순민 < 하나은행 중앙PB센터장 >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가"

먼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는 어느 실직자.

휘청거리는 경제위기속에서 평생직작으로 여겼던 일자리를 내놓아야 했고
가족들은 먹구름 잔뜩 찌푸린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구조조정은 또 많은 실직자를 예고하고 있는데 문제는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실직의 검은 그림자는 우리의 주인공 왕십리 재테크 팍(PARK)에게도 드리워
졌다.

지난달 주식투자로 번 돈을 합쳐 강남에 30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할때까지만
해도 부러울게 없었던 그였지만 예기치않은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면서
한숨만 팍팍 내쉬는 신세가 된 것이다.

마누라는 매일 훌쩍대고 토끼같은 아이는 다니던 학원도 애당초 그만두었다.

맥빠진 재테크 박의 인생은 여기서 종지부를 찍는 것인가.

재테크 박에게 힘을 팍팍 실어줄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오늘은 재테크 4인방으로부터 실직탈출을 위한 재테크 전략을 들어보자.

재테크 박의 갑작스런 실직에 김미화씨가 "당장 생활비가 걱정인 재테크 박
이 이제 무슨 수로 재테크를 한다지, 주식으로 대박터진 것이 바로 어제인데,
영 감이 안잡히네.

재테크란 원래 여윳돈으로 하는 건데..."하고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김찬경 소장이 "돈, 돈거리지 마슈. 돈 없는 사람
더 서러우니까.

직장 잃었다고 낙담만 하고 있을 순 없잖아요.

오늘 우리 네사람이 최선의 재기 방법을 내놓을 거니까,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하고 재테크 박을 위로한다.

김 소장의 얘기에 재테크 박이 "형님, 말만 들어도 위안이 되네요.

사실 이 자리에 오기전까지 실직자가 무슨 재테크냐고 무모한 짓이라며
비웃을지도 몰라 상당히 망설였습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쓰라린 실직경험이 있던 김 소장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어요.

할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불가능은 없어요"하고 재테크 박의 처진 어깨를
다시 한번 두드려준다.

옆에서 지켜보던 기자가 "일자리부터 알아봐야겠지만 대량 실업시대에
재취업은 여의치않고 창업이 좋겠네요.

실직자들이 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이 있나요"라고 김 소장에게 물었다.

"맨손창업이 가능한 무점포 사업이 있죠.

이름하여 구두 악취제거 자판기판매 사업입니다"

김 소장의 말에 참석자들이 "구두 악취 제거? 냄새나는 일이네"하고 시큰둥
한 반응을 보인다.

참석자들의 반응이 신통치않자 김 소장이 언성을 높인다.

"궂은일 따질 때입니까.

그리고 이거 냄새나는 일 아녜요.

오해하지 마세요.

날이 더워지니까 꽉 막힌 신발을 신고 다니면 발냄새에 무좀까지 정말
신경쓰이죠.

여기에 포커스를 둔 것이 바로 구두 악취제거 자판기입니다.

자판기에 설치된 슈즈클리너에 10분정도 신발을 올려놓으면 냄새는 물론
살균까지 되거든요"

김 소장의 설명에 김미화씨가 "그럼 냄새는 안난다치고 수익성은 어때요"
하고 물었다.

"총판에 대리점으로 등록한 다음 일명 딜러로 일을 시작하는 겁니다.

딜러로 일할 경우 총판에 5백만원의 물품보증금을 내고 물건을 받아
판매하는데 마진율이 50%나 되니까 한대 팔면 대략 13만~25만원의 이윤을
남길 수 있어요.

이 사업을 좀 더 알고 싶으면 컴퓨터 통신을 이용해 "천리안GO사업 SAUP"
으로 들어가세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 소장의 설명이 끝날 즈음 김미화씨가 "아이템은 그렇다고 쳐도 당장
생활비가 걱정인 재테크 박이 무슨수로 5백만원을 마련할 수 있겠어요"라고
물었다.

김미화씨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문순민 센터장이 걱정할 것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그의 얘기인즉 은행에 가면 그 정도의 돈은 그 자리에서 바로 꿀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문 센터장의 보충 설명을 들어보자.

"제가 근무하는 하나은행의 경우 실업자를 위한 대출이 두종류나 있어요.

창업대출의 경우 연리 9.45%로 3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대출이 되고요,
생활안정 자금은 연리 8.5%로 1천만원까지 가능합니다"

이말에 김미화씨가 "에에.. 대출을 받으려면 얼마나 까다로운데요.

갖가지 서류에다 2,3명씩이나 보증인 세워라, 이건 된다, 저건 안된다
등등..

하여간 주문이 많아 짜증까지 난다니깐요.

대출, 기분 좋게 받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하여간 대출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니깐요.

안그래요?" 하고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놨다.

"김미화씨 너무 열내지 마세요.

하신 말씀이 다 맞습니다.

대출의 조건이나 절차가 매우 복잡합니다.

특히 실직자를 위한 대출은 더더욱 힘든 상황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자기 소유 주택이 있는 재테크 박은 사정이 다릅니다.

오는 6월19일까지 제가 근무하는 하나은행에 오시면 무조건 대출
오케이입니다!

그것도 전국 은행에서 가장 싼 연리 9.45%로 대출받을 수 있어요.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

"오늘은 전문가들이 서로 헐뜯기보다 상부상조하는 분위기여서 아주
좋습니다.

혹시 부동산 쪽은 어떻습니까.

실직한 재테크 박이 부동산으로 재기할 방법이 있나요?"

기자가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정광영 소장에게 물었다.

"있다마다요.

재테크 박이 집장만을 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최근에 구입한 아파트 당장 파십시오.

제가 누차 말씀 드리는 것이지만 아파트 시세는 재산가치가 예전과
다릅니다.

고집할 필요가 없는 거죠.

아파트 판 돈으로 단독주택이나 원룸형 다가구 주택을 구입하세요.

강남의 30평짜리 아파트니까 대략 1억5천만원가량은 받을 수 있을겁니다.

그 돈으로 빚 안지고 단독주택을 구입할 수 있어요"

이때 김미화씨가 "집 팔아서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겁니까"하고 정 소장의
전략에 궁금증을 표시했다.

"지하층까지 포함된 2층짜리 단독주택을 사서 지하와 지상 1층은 세를 주고
2층엔 재테크 박 식구가 사는 겁니다.

2가구가 살 수 있는 지하층 전세금 4천만원과 1층 전세금 4천만원을 합쳐
모두 8천만원의 전세를 거둘 수 있어요.

이 돈으로 창업을 하세요.

방금전 김찬경 소장이 말씀하신 구두악취 제거자판기를 40개 정도 살만한
돈이니까 창업 자금으론 충분합니다.

만약 창업에 자신없으신 분은 전세대신 월세를 받으세요.

매달 일정 수입을 벌 수 있습니다.

90만원 정도는 나오니깐요"

"그러니까 변함없이 자기집을 소유하면서 전세금으로 창업도 할 수 있고
월세로 생활비도 벌 수 있다는 얘기군요.

더군다나 남의 돈은 한푼도 안쓰구요?

일석삼조네"

김미화씨가 정 소장의 전략에 매우 흡족한 표정이다.

"그것참 기가막힌 방법이네요.

아파트만 끼고 있으면 관리비만 매달 나갈텐데"

재테크 박도 정 소장의 제안에 솔깃한 반응이다.

두 사람이 공감을 표시하자 정광영 소장이 신이 난 모양이다.

그의 얘기가 계속 이어진다.

"실직자나 아닌 사람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입니다.

더욱이 실직자에겐 고정수입이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지난 5월 9일부터 건축법이 바뀌면서 단독주택도 용도변경을 할 수 있게
됐어요.

길가 지역이라면 1층엔 슈퍼나 식당, 문방구같은 점포를 차릴 수 있어요.

다시말해 이제부터는 자기 집에서 창업을 하셔도 된다는 얘기죠.

아내가 비빔밥 솜씨가 있으면 비빔밥집, 아니면 수제비집 칼국수집등
아이템은 정하기 나름입니다"

"아, 그런 방법도 있습니까?

처음 알았네.

그런데 용도변경절차가 까다롭지 않나요"

김미화씨가 정말 음식장사라도 하려는듯 꼬치꼬치 물었다.

"그렇지 않아요.

구청에다 용도변경 신고만 하면 돼요.

내집에 살면서 내 장사하고 세놓고 얼마나 좋습니까.

실직자가 사장님 되는건 마인드 바꾸기에 달린거라니깐요"

"오늘은 재테크 전문가 전원이 실직자 구제 방법에 신경 많이 쓰시는 것
같군요.

그러면 증권쪽은 어떨까요.

실직자가 증권투자할 방법은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의 질문에 최현만 상무가 "그래요.

일단은 창업을 하셔서 돈을 좀 모으셔야겠죠.

그런 다음 주식투자를 생각해야죠.

은행에서 대출받아 주식투자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란 것 잊지마십시오.

오늘은 앞으로 개인투자자가 지켜야할 주식투자의 기본 원칙만 말씀드릴까
합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실패하는 경우가 참 많은데요, 여기서 탈피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하고 말했다.

주식투자의 기본원칙이란 말에 김미화씨가 메모준비를 하겠다며 부산을
떤다.

이어 최 상무의 증권강의가 시작됐다.

"주가 조정기를 거치면 하반기 들어서는 극심한 종목별 주가 차별화 현상이
일어날 겁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내재가치가 큰 종목을 골라서 장기보유하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반짝 오른다고 사고 내린다고 금세 팔고 하는 투자방법은 증권사에 수수료만
뜯기고 실속이 없습니다"

실속이 없다는 말에 김미화씨가 "주가가 많이 떨어져 개미군단들의 손해가
많아요.

특히 농촌지역에선 주식열풍으로 빚을 내 주식투자를 하는 바람에 집까지
날렸다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라던데.

왜 그런 겁니까"하고 그 원인을 물었다.

"어떤 종목이 좋다고하면 벌떼처럼 사람들이 몰립니다.

개미군단이 그래요.

너도나도 그 주식을 사겠다고 난리들이죠.

사람들이 몰리는 종목은 가격은 오르지만 과잉수요상태에서 주식을 사면
결국 상투잡을 확률이 높아요.

따라서 남들이 주식을 쳐다보지 않을 때 가치있는 주식을 사서 장기투자하면
손해보지 않아요.

한순간의 차익만 보겠다고 달려들었다간 낭패보는 수가 많아요"

최 상무의 얘기를 끝으로 사랑방대화는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의 강의에 용기를 얻은 재테크 박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삶은 전쟁이라고 했던가.

전투같은 일상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풍전등화와도 같은 오늘날의 상황에서 재테크 박도 새로운 생존의식과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실직을 했다고 결코 주저앉아선 안될 것이다.

< 서명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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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 구두 악취제거 자판기 사업
- 대형식당, 골프장, 호텔 등 수요처 무궁무진

<> 은행

- 창업대출 3천만~1억원(연리 9.45%)
- 생활안정자금 1천만원(연리 8.5%)

<> 주식

- 창업후 번 돈으로 주식투자
- 내재가치 큰 종목 장기보유전략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자. 과욕은 금물''

<> 부동산

1) 30평 아파트 처분
2) 단독주택 또는 원룸형 다가구 주택 구입
3) 전세금으로 창업 또는 월세구입 병행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