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바닥으로 떨어졌던 수요가 눈에 띄게 되살아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이스크림 매장을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불황 속에서 살아남은 고급 아이스크림 업체들은 신제품을 내거나 유통망을
확충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고급 아이스크림이란 유지방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을
내는 제품을 말한다.

흔히 유지방 함유율이 10% 이상이면 프리미엄급, 14% 이상이면
슈퍼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이라 부른다.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은 IMF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급격히 커져 97년 1천억원
규모에 달했다.

고급 아이스크림 수입업체도 늘어 50개를 넘었다.

그러나 지난해 이 시장에서 "거품"이 확 빠져 버렸다.

고급 아이스크림 수요가 40% 가량 줄어든 것.

이 바람에 수많은 업체가 시장에서 물러났다.

남아 있는 업체는 비알코리아 하겐다즈 롯데제과 등 10여개 뿐이다.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은 지금 이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올해 시장규모는 1천억원을 돌파, IMF직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급 아이스크림 시장은 수입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미국계 비알코리아의 "배스킨라빈스".

비알은 지난해 4백여개의 점포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아 4백5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들어서는 4월말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두배 수준으로 급증,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매출이 7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알은 고객제안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고객으로 가장해 매장의 위생상태,
직원불친절 등을 점검해 내는 미스터리고객을 활용해 서비스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2위 브랜드는 슈퍼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인 "하겐다즈".

미국 하겐다즈의 한국현지법인인 한국하겐다즈는 품질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7개의 직매장과 편의점 백화점 할인점 2천여곳에서 슈퍼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백억여원.올해 들어서는 "시나몬" "듀세둘레세" 등을 신제품
으로 내놓았고 최근에는 가맹점 모집에 나섰다.

외제 고급 아이스크림에 맞서고 있는 업체는 롯데제과.

지난해 4월 "나뚜르"란 이름의 슈퍼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내놓고
"배스킨라빈스"와 "하겐다즈"를 뒤쫓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1년만에 편의점 할인점 백화점 1천여곳에 진출했고 7개의
직영점을 개설했다.

롯데는 최근 가맹점 모집에도 나서 연내에 15곳을 개점키로 했으며 직영점도
8개소를 추가하기로 했다.

또 올해 매출 1백억원을 달성, 3위권에 진입키로 했다.

돌로미티 TCBY 등은 롯데에 밀리지 않으려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96년에 한국에 들어온 이탈리아의 돌로미티는 1백여개의 점포에서 고급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고 프로즌요거트 전문 브랜드인 TCBY는 자판기를
이용한 저가판매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83년 맨먼저 한국시장에 들어온 코니아일랜드는 가맹점을 대폭
확충키로 했다.

3년전 한국에 들어왔다가 철수했던 스위스의 모벤픽은 최근 다시 들어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밖에 데어리퀸 디핀다트,미니멜츠 등도 지난해 부진했던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