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단지 통합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종합화학과 현대석유화학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는 9월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추진본부까지 구성하는 등 외견상으로는
순조롭게 가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신경전은 최근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지난 10일 기준 대산단지 통합추진본부장을
기자들에게 소개하면서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사장을 맡을 것"이라고 한데
대해 삼성측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통합추진본부장이 나중에 사장을 맡기로 합의한 적이 없다"는 것.

현대는 이에 대해 "제3의 전문경영인이 통합법인을 경영키로 한 만큼
기 본부장이 사장을 맡을 것"이라고 정반대로 설명했다.

외자유치와 통합협상이 지연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양측은 책임전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 미쓰이측이 투자 검토를 위해 양사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삼성이 자료 제출을 미뤄 외자유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은 "이미 기본 자료는 미쓰이측에 다 넘겼다"면서도 "ADL 등
4개 평가기관이 지난 4개월간 실사를 마쳤는데 미쓰이측이 또 다시 실사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늦어진 것과 관련, 현대는 "삼성이 동등지분 원칙을 고집하는
바람에 협상이 안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성은 "현대가 당초 합의를 깨고
평가결과대로 지분을 갖자고 우기는 바람에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양사가 이처럼 신경전을 벌임에 따라 통합협상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