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팔려고 내놓는 값은 높지만 사려는 값은 낮아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호가공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전문지인 부동산뱅크는 최근호에서 지난 2주동안 전국의 아파트값이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는 실거래가 따르지 않는 호가상승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호가공백 현상은 서울 및 신도시지역에서 두드러진다.

서울 강남과 목동지역에선 1천만~2천만원의 호가공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치동 현대아파트 39평형은 3억6천만원을 부르고 있지만 매수희망 가격
과는 1천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34평형도 급매물은 2억8천만원에 팔리고 있으나 매도희망가는 3억원에
이른다.

목동전철역에서 가까운 목동 7단지의 35평형도 3억3천만원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실제론 3억1천만~3억1천5백만원에 거래된다.

지난 3월까지 상계 주공 31평형이 1억5천만원, 중계 청구 31평형이 1억9천
만원에 거래되던 상계동 일대에서도 매기가 멈칫하고 있다.

한달전부터는 전세수요마저 거의 끊긴 상태다.

분당신도시 중앙공원쪽에 있는 청구아파트 50평형은 4억원, 32평형은 2억
1천만원선으로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서둘러 처분하려는 매물은 거의 없다는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일산 후곡마을의 금호아파트 32평형은 조망권에 따라 1억5천만~1억7천만원
을 호가하고 있지만 매기는 뜸한 편이다.

상계동의 부동산가이드 김용희 대표는 "일반 아파트쪽에선 매기가 위축돼
호가는 의미가 없으며 당분간 경매 및 공매시장만 호황을 보일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쏠린 자금이 흘러나오고 이사철을 맞는 여름방학이 돼야 호가
공백이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 손희식 기자 hssoh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