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도 골라 쓴다"

수요가 바뀌면 공급도 달라져야 하는게 시장경제의 원칙이다.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바로 "퇴출대상"이 되는 것이 냉엄한 현실
이다.

통신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종전의 공급자 시장(seller"s market)에서 수요자 시장(buyer"s market)
으로 급격히 변모하고 있다.

이제 통신 수요자들은 통신업체가 정해 놓은 서비스와 요금을 따라가야 했던
과거와는 달리 필요한 서비스, 싼 요금을 마음대로 골라 쓸 수 있게 됐다.

통신서비스 시장에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

4월초부터 하나로통신이 시내전화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마지막 남아 있던
시내전화 독점시장도 경쟁체제로 들어갔다.

유.무선 통신 할것없이 무한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새로운 시장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통신사업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경쟁력있는 신규 서비스 개발, 더 싼 요금구조로의 개편 등을 통한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유선전화와 초고속 인터넷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복합화 추세다.

유선이든 무선이든 한가지 통신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던 것과는 달리
여러개의 유.무선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제 유.무선통신간 서비스 영역 구분은 아예 무의미해지고 있다.

통신요금도 종전에는 대부분 이용시간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방식
이었으나 이제 일정 요금만 내면 필요한 서비스를 무한정 쓸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정액제는 특히 인터넷 등을 원하는 대로 쓸 수 있어 통신마니아들
에게 유리한 방식이다.

또 속도가 빠른 통신서비스는 비싼 요금을 받고 늦은 통신은 요금을 싸게
하는 요금 차등화도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이용방식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최근 상용화에 들어간
"복합(번들)통신상품"이다.

복합상품은 4월부터 시내전화 서비스에 나선 하나로통신을 통해 일반
이용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현재 하나로통신이 운영중인 복합상품으로는 통신마니아를 겨냥한 "초고속
인터넷 플러스 전화", 학생층과 소호창업자를 위한 "고속 인터넷 플러스
전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등이 있다.

한국통신도 이에 맞서 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을 동시에 이용하는 "슈퍼코넷
플러스 전화", ISDN(종합정보통신망) 플러스 코넷", 3Mbps까지 가능한 위성
인터넷 등 다양한 복합상품을 개발해 놓고 있다.

한국통신은 이달 중순께부터 위성인터넷을 시작으로 이들 서비스를 순차적
으로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들 회사 외에 데이콤 온세통신 두루넷 등도 다양한 복합서비스를 개발중
이다.

복합서비스는 이미 통신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 한국통신 ]

<> 슈퍼코넷 플러스 전화 =ADSL망을 통해 3백84K~8Mbps의 속도로 인터넷및
PC통신과 전화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가입비는 13만원 정도이며 이용자들이 원하는 통신속도에 따라 매달 5만~
9만원을 내면 인터넷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 ISDN 플러스 코넷 =기존 ISDN 서비스와는 별도로 자체 인터넷인 코넷
접속료를 20% 할인해 주는 패키지상품이다.

통신속도는 최대 1백28Kbps.

한국통신은 가입자들에 대해 9만원인 ISDN 가입비를 20% 할인해 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 위성인터넷 =무궁화위성을 통해 최대 3Mbps의 속도로 도서 산간 등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증권정보 전자도서관 전자신문 홈쇼핑 원격교육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50만원 안팎의 위성수신장비를 갖춰야 한다.

월이용료는 2만9천원 정도.

[ 하나로통신 ]

<> 초고속인터넷 플러스 전화 =월 5만원(모뎀 임대료 1만원 포함)을 내면
디지털가입자망(ADSL)을 통해 3백84Kbps~8Mbps의 초고속 인터넷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PC통신과 전화를 초고속 인터넷과 함께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가입할 때 한번만 내면 되는 가입비는 설치비 10만원에 보험료 2만원 등
12만원이다.

<> 고속인터넷 플러스 전화 =월 2만~3만5천원을 내면 ISDN을 통해 64~
1백28Kbps의 인터넷과 전화를 월 30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입비는 10만원(설치비 9만원에 보험료 1만원)이며 월기본료는 기본형
(8천~1만1천원)과 인터넷용 전화요금이 월 30시간까지 무료인 시간정액형
(2만~3만5천원), 밤10시~다음날 아침9시까지 무료인 야간정액형(2만5천~
3만5천원)별로 다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12만원인 ISDN용 통합모뎀을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 초고속 인터넷 =케이블TV망을 통해 인터넷을 최대 10Mbps의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가정용)과 인터넷 멀티라인(기업용)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가입비 6만원에 매달 4만8천원(모뎀임대료 1만원 포함)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멀티라인은 3인 이상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인터넷
게임방, 인터넷 카페, 컴퓨터 학원 등에 유용한 서비스다.

가입비는 6만원(보험료 2만원 포함)이며 이용요금은 정액제로 9만9천원이다.

모뎀 임대료로 월 1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 기타 =광케이블망을 통해 9.6Kbps~2Mbps의 속도로 인터넷 등 데이터통신
을 이용할 수 있는 기업용 인터넷 다이렉트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다.

가입비는 2만8천원(64Kbps 이하)~10만원(64Kbps 이상)이며 월기본료도
속도에 따라 38만~4백22만8천원으로 다양하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