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일부 선물거래가 중단됐다.

또 홍콩과 중국에서는 현금지급기가 작동을 멈추고 국경통제시스템이 다운
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제기돼온 "99 버그"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았다.

이날은 바로 1999년이 시작돼 99번째 되는 날.

컴퓨터는 이날을 4월9일이 아닌 다른 날로 인식, 시스템에 결정적인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Y2K"(컴퓨터의 2000년 인식오류문제)와 관련해 4월9일
을 "요주의 날"로 지목했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개장전부터 채권선물 6월물의 팔자주문이 한꺼번에
1조5천억엔어치나 쏟아져 "이상하다"고 판단해 매매를 정지시켰다"고 설명
했다.

평소 2천억엔분이던 개장전 매도주문량과 비교할 때 뭔가 미심쩍었다는
것이다.

30여분후 거래를 재개시킨 거래소는 이날 오후 "특정회사 통신시스템의
프로그램에서 사태발생의 원인이 발견됐지만 이것이 "99999"를 인식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이날 은행현금인출기 정부정보시스템 국경통제시스템 교통
시스템 등이 동시에 작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HSBC은행의 경우 9백개에 달하는 현금인출기가 30분이상이나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콩 당국과 은행측은 "컴퓨터 99문제라는 확신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날 주요 컴퓨터시스템에 잇따라 문제가 발생한 것은
날짜와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시스템의 전면적인 점검을
촉구했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