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회계감사준칙이 부도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외부감사인인
공인회계사가 별도의 감사의견을 제시하도록 의무화, 회계사업계는 물론
감사대상 기업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99회계연도부터 시행되는 개정 회계감사준칙은 향후 1년동안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워 부도나 파산, 화의, 법정관리등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해 공인회계사가 직접 감사보고서에 "부적정 의견"을 명기토록
했다.

재무상태등을 기초로 기업의 경영진이 먼저 자사의 존속능력을 평가하면
이에대해 공인회계사가 재무.영업환경등을 근거로 1년내 부도나 파산가능성
여부를 판단한다.

감사보고서에 대해 잘모르는 일반인들로서는 공인회계사의 의견만으로
기업의 파산위험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회계감사도 더욱 철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무거운 책임 =공인회계사들은 회계감사외에 별도로 기업의 존망을 평가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됐고 그에 따른 책임도 커졌다.

감사의견을 제대로 냈을 경우엔 탈이 없지만 자칫 판단을 잘못내려 감사를
맡은 회사가 부도라도 나면 후유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투자자나 채권자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IMF이후 부실회계감사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가 매서워진 상황이다.

삼일회계법인의 문택곤 대표는 "공인회계사가 정당한 주의.의무를 다했을
경우 감사를 맡은 기업이 부도나더라도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면서도 "공인회계사들이 적잖은 시련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부담이 커지게 되자 회계법인들은 자체적으로 운용해오던 감사기준의
보완작업에 착수했다.

감사절차의 방법, 범위, 시기등에 따라 감사의견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이에대한 대비책도 마련중이다.

회계감사의 강도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 예상되는 부작용과 기업들의 걱정 =부실기업에 대해 회계감사를 꺼리는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감사보수에 얽매여 부실여부를 가리지않고 감사계약을 따내는
데만 주력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칫 감사받은 기업의 부도로 낭패를 볼 수 있어 몸을
사리게 된다는 것이다.

뒷탈을 의식, 지나치게 보수적인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

장래성이 밝은 기업이라도 일단 "부적정의견"을 받으면 부도로 내몰리기
십상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책임소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 있지않아 공인
회계사들이 덤터기를 쓸 소지가 많다"며 "재무상태에 일단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은 무더기로 "부적정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박영태 기자 pyt@ >

[ 회사 존속능력평가 체크포인트 ]

<> 재무측면

- 자본잠식이나 유동부채 과다
- 차입금상환과 이자지급 여력
- 현금 흐름
- 자산가치의 중대한 감소
- 배당의 연체나 중단
- 투자자금 조달능력

<> 영업측면

- 대체없는 경영진의 퇴진
- 주요시장, 프랜차이즈, 면허 등의 상실
- 노사갈등
- 소송연루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