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 기술연구팀은 최근 기술 개발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전화
한통을 받았다.

MPEG LA로부터 몇년전 개발했던 동영상압축 관련 특허기술의 수수료로
40만달러를 받았다는 내용의 전화였다.

MPEG LA는 삼성전자 소니 마쓰시타등 13개사가 디지털 TV등에 들어가는
특허기술을 공동 관리하기 위해 지난 97년 7월 설립한 단체.

MPEG LA는 지난 1년동안 세계 각국의 전자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수료중
배당분을 삼성에 지급한 것이다.

국내 기업들중 삼성전자처럼 특허수수료를 벌어들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특허수수
료 수입은 지난 96년 1억8백50만달러에서 97년 1억6천2백90만달러로
늘어났다.

의약업체들의 경우 신기술을 개발,외국 유명업체에 매각해 계약금과
매년 수천만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97년 면역억제제기술을 개발, 스위스 노바티스사에
수출했다.

한미는 해외 판매권 6천3백만달러를, 국내 판매권은 계약금 1천1백만달러와
20년간 매출액의 15%를 수수료로 받는 조건을 달았다.

LG화학도 지난 97년 퀴놀렌계 항생제 생산기술을 영국의 스미스 클라임
비첨사에 3천9백만달러의 계약금과 오는 2000년 하반기부터는 판매액의
9%를 20년간 로열티로 받는 조건으로 양도했다.

특허 수수료는 이처럼 기업들에 새로운 수입원으로 등장하고 있다.

기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술 개발에 뒤처지면 수수료수입은 커녕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회사로
지목돼 특허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특허시장에서는 특허기술이 워낙 많고 복잡해 특허 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특허기술을 보유하지 않은 회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요구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대전자는 자사가 보유한 특허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특허 소송을 유리하게
마무리, 수수료 절감의 효과를 얻었다.

일본 NEC로부터 지난 97년말 특허 소송을 제기당했으나 보유중이던
특허기술로 바로 맞소송을 제기,승소함으로써 지급해야 할 뻔했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게 된 것이다.

현대는 오히려 기술이 앞선 NEC측과 보유중인 모든 특허 기술을 공동으로
사용키로 합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현대는 만일 맞소송을 제기할 특허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더라면 1억달러이상
의 수수료를 지급해야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의 특허기술 수수료 수입은 그러나 아직 걸음마 단계다.

기술 수입액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아주 작은 편이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기술을 수입하면서 지급한 수수료는 지난 97년
기준 24억1천4백만달러다.

기술 수출로 벌어들인 대금이 기술수입으로 지급한 대금의 6.7%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 수준이 낙후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업계는 기술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수수료 수입액을 전액 법인세소득공제
를 해주는 등 인센티브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선진국에 필요한 기술과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기술을 구분하는등
기술수출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