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10만원짜리 고액권 지폐의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
다.

재경부 관계자는 17일 "10만원권 고액지폐 발행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찬성쪽으로 의견
을 모은다면 재경부는 승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지난 16일 공청회를 열고 정부와 한은에 10
만원권 지폐발행을 요청키로 한 것에 대한 정부측 반응으로 주목된다.

새로운 지폐 발행은 금통위가 의결한 뒤 재경부 장관의 승인을 얻으면 된
다.

재경부는 현실적으로 고액권 지폐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다 자기앞수표의
발행과 관리를 위해 연간 8천억여원이 쓰이는 현실을 감안하면 10만원권 지
폐 발행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또 10만원권 지폐 발행이 인플레를 자극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
며 부정부패를 더욱 조장할 것이란 우려는 자금세탁방지법 등을 통해 "검
은 돈"의 거래를 차단하면 불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기관에서 거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람의 명단을 국세청에 통보토록
하는 자금세탁방지법은 현재 국회에 상정됐으나 계류중이다.

한편 10만원권 지폐 발행에 대해 한은은 인플레 심리 자극과 일부 반대여
론 등에 신경을 쓰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한은 금통위가 10만원권 지폐발행을 의결할지는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10만원권 지폐발행 여부는 결국 정치권의 합의와 국민적
여론에 의해 좌우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차병석 기자 chab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