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1년여 동안 경제위기를 극복해오면서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일부 법규를 개정하고 제도와 정책을 보완하는
단편적인 대응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발전과정에서 경시되어 왔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철학 위에
균형발전 경제정의 사회보장 사회구조의 개혁 등 총체적인 사회경제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대부분 사람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할 때에도
한국경제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제기해왔었다.

그 하나는 경제발전에 상응하는 민주주의 발전을 소홀히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하며 경쟁력 있는 시장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없어 경제성장이 항구적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 개방적인 경제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재벌에 대한 보호주의적 관치경제를 청산하고 안으로 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하며 밖으로는 외국의 상품 및 자본에 대해 문을 여는 개방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한국이 처음부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켰다면 정경
유착과 관치금융, 그리고 부정부패의 여지를 막아 외환위기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1년전 한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국정의 기본이념으로 내세운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1년간 개혁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나는 그 과정에서 개혁은 법과 제도를 고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국민의 의식과 관행의 변화가 따라주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법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자유화하더라도 국민들이 과거 폐쇄적인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외국인투자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교훈을 받아들여 국민의식개혁을 지향하는 "제2의
건국운동"을 시작했다.

세계경제 시대에는 한편으로 경쟁하고 한편으로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국도 새로운 보편적 세계화의 시대에 적응해야 하며 이를 위해
민주주의를 철저히 실천하여 사상과 정보가 자유롭게 교류되게 하고자
한다.

시장경제를 충실히 이행하며 경제의 모든 분야가 세계와 경쟁하고
협력하도록 하겠다.

우리 모두 오늘의 모임을 통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과 이상을
계몽하고 전파하는 전도자가 되기를 제안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