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당첨권을 따기 위해 1천여명이 혹한속에서 무려 사흘밤을 지새웠다.

대림산업이 22일 오전 9시부터 접수받은 경기도 산본 대림아파트 조합원
모집에 참가하기 위해 1천여명의 예비청약자들이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밤을
꼬박 새운 것.

대림산업은 당초 20일 견본주택을 열 계획이었으나 19일부터 예비청약자들이
소문을 듣고 모여 들면서 사단이 벌어졌다.

예비청약자들은 견본주택을 돌아보고 맘에 들었던지 하나둘씩 계약을
원하면서 자연스레 줄이 만들어졌다.

선착순 모집도 장사진을 만드는데 한몫했다.

밀려드는 인파에 당혹한 대림산업과 조합발기인측은 구수회의를 거듭한
끝에 대기표를 나눠주기로 했다.

그러나 줄 앞쪽에 있던 예비청약자들은 찬성한 반면 뒷쪽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기표가 웃돈(프레미엄)이 붙어 나돌것을 우려, 극구 반대했다.

대림산업과 조합측은 대기표 지급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되자 예비청약자들은 가족 친지등을 동원해 줄서기를 교대할 수
밖에 없었다.

대림산업은 22일 당첨권안에 드는 4백19명에게 접수증만 나눠주고 23일부터
25일까지 자격을 갖춘 청약자와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견본주택에서 청약자들과 같이 지낸 이 회사 오세완 차장은 이같이 뜨거운
청약열기에 대해 "최근 몇년동안 안양 산본일대에서 새 아파트 공급물량이
없었던데다 안목치수로 설계돼 전용면적이 넓고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2천만~3천만원 낮은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10~15층 아파트 10개동으로 이뤄지는 대림조합아파트는 34평형 단일평형으로
5백9가구가 분양되며 분양가는 1억3천4백만원(업무추진비 5백만원별도)이다.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