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가 들어선 이후 내재가치보다는 외부요인에 의해 주가가 오르내리는
종목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모기업의 위상에 따라 주가의 운명이
결정되는 우량 자회사들도 많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회사로 국내최대의 종합물류유통업체인 대한통운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3월만 해도 9천원대에 머물던 대한통운의 주가는 모기업인 동아건설
이 무너지면서 추락을 거듭해 2천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동아건설의 회생가능성과 대한통운이 어디로 어떻게 매각될 것인가가
투자자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이 회사의 주가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가
됐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통운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견조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매각에 대한 동아건설측의 "립서비스"가 활발해진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일에는 2백60만주의 대량거래가 수반되면서 상한가를 기록해
8천8백40원까지 올랐다.

2일에도 3백만주 이상의 거래량을 쌓으면서 강세가 이어졌다.

채권단이 동아건설 대출금 8백억원을 출자전환한다는 소식으로 이 회사에
대한 처리가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증시에서는 대한통운의 매각에 대한 발표가 이달중에 있을 예정이며 이미
외국계 회사와 계약을 끝마쳤다는 루머까지 떠돌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연말 동아그룹이 발표한 대로 동아건설과 합병한 후
사업부매각형식으로 처리될지, 제3자 매각으로 결정될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증권업종담당자들도 섣불리 의견을 내놓기를 주저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이 회사에 대한 분석자료는 거의 찾아볼수 없다.

이 회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생변수가 워낙 불투명하다는 게
이유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영업수지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동아건설의 부실채권
처리등으로 적자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대한통운의 향후 주가의 움직임은 동아건설의 워크아웃처리과정에 달려있지
않겠느냐는 정도가 증권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다.

< 송태형 기자 touhg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