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자재 가격은 품목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소폭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품목에 대해 적어도 작년보다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작년에 원자재 값이 곤두박질친 가장 큰 요인은 급격한 수요감소다.

아시아 등이 경제위기에 빠지면서 수요가 격감했던 것.

따라서 아시아를 비롯해 각국의 올해 경제사정이 적어도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원자재 값도 소폭이나마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큰 폭의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석유만해도 작년에 워낙 많은 양의 재고가 쌓였다.

산유국들의 감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비철금속의 경우도 비슷하다.

가격이 회복되려면 세계경제성장률이 4%는 돼야 하지만 2%대에 그칠
것이라는게 각 기관의 전망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해 원자재값은 바닥권에서 약간 올라서는 수준을 형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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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엘니뇨가 중국의 대홍수 등 기상재해를 가져와 전반적인 곡물
작황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격이 크게 떨어졌었다.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경제위기로 수요가 감퇴했기 때문
이었다.

게다가 식량 재고분이 대량 방출돼 공급과잉 현상을 일으킨 것도 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곡물시장의 상황이 작년과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를 비롯해 세계경제가 바닥권을 벗어나 곡물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식량재고량은 여전히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수요 증가세를
따라잡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올해 곡물가격은 전반적으로 소폭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
된다.

역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제상황이다.

호황과 불황때 곡물소비와 가격동향은 확연한 변화를 보인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세계 곡물소비의 30%를 차지하고 있어 이 지역의
경기동향이 곡물가격 변화에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경제회생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곡물가격 상승을 점치게 한다.

아직 일본경제 상황 등을 더 보아야 하겠지만 아시아의 상황은 곡물수요를
자극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작년의 경우 곡물작황이 비교적 좋지 않았다.

쌀 생산이 많은 동남아지역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빚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옥수수 소맥 등은 비교적 풍작이었다.

성장조건이 비교적 좋았고 자연재해 대처능력이 향상돼 미국과 남미 등지
에서 결실이 많았기 때문이다.

생산측면만 놓고 보면 쌀 등은 가격상승요인이, 옥수수나 소맥 등은 하락
요인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재고가 꾸준한 증가추세여서 생산요인은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재고는 올해도 대체로 급격히 소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완만하게 소비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재고감소가 가격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기상이변 여부가 가격동향을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홍수사태와 중국의 양쯔강 홍수, 미국의
텍사스주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단기적으로 곡물가격을 상승시켰다.

올해도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엘니뇨와 라니뇨가 번갈아 찾아오면서
세계 곳곳에서 자연재해가 일어날 것이다.

이밖에 장기적으로는 인구동향도 곡물수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수년간 세계 인구증가율은 1.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7년의 인구증가율은 1.4%였고 작년과 올해에도 비슷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약 7천5백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역적인 전쟁등 급격한 수요변화
가 따르지 않는다면 인구 자체는 단기적으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