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후언감 고인소외야

건네주는 재물이 두툼하고 말이 달콤한 것을 옛날 분들은 두려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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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사마광이 엮은 자치통감 진기에 보인다.

재물을 남보다 많이 차지하고 싶은 것은 속인들의 상정이요 또 사람들은
누구나 달콤한 말에 귀가 솔깃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옛날 분들은 왜 이를 두려워 했을까.

애써 모은 재물을 남에게 건네줌에 있어서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거나
그보다 더 귀한 대가를 바라는 심산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고, 면전에서
사탕발림의 말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딴 속셈이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 지체높은 사람들 가운데는 남이 주는 재물을 아무런 두려움
도 없이 냉큼냉큼 받아 드시는 분들이 계시니 그들은 분명 옛날 분들과는
인종이 다름이리라.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