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수요자들이 법원경매장으로 몰려들면서 인기평형 아파트의 경쟁률이
50대 1에 육박하고 낙찰가가 감정가를 웃도는 등 경매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강남 분당 목동지역에서 나오는 인기평형의 아파트
낙찰가는 감정가대비 80%선, 시세의 90%수준을 웃돌고 있다.

경매전문가들은 경매장 분위기에 휩쓸려 높은 가격에 낙찰받았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며 시세파악을 철저히 한후 입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18일 서울지법본원에서 벌어진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 54평형 아파트경매의 경쟁율은 42대 1을 기록했다.

지난19일 서울지법 동부지원에서 매각된 가락동 가락시영아파트 17평형의
경쟁률은 47대 1에 달했다.

최초 감정가 1억원이었던 가락시영아파트는 이날 1억1천5백만원에 낙찰돼
감정가 뿐만 아니라 시세(1억1천만원)마저 앞질렀다.

지난 18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벌어진 입찰에서도 감정가 3억3천만원에
나온 목동6단지 45평형 아파트가 3억4천5백77만원에 낙찰돼 낙찰가가 감정가
를 넘어섰다.

서울지법산하 지원뿐 아니라 수도권법원에서도 경쟁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경매장은 왜 붐비나 =우선 내년 봄께는 집값이 오를 것이란 수요자들의
막연한 기대심리때문이다.

수요자들은 시세차익을 기대하며 경매로 부동산 구입에 나서고 있다.

특히 부동산값 상승을 기대하는 경매물건 채무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부동산을 팔아서 채무를 갚겠다며 채권자들에게 경매일정을 취하 또는 연기를
요청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른 요인은 일반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에는 가격상승 기대심리에 따라 매물로 내놨던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는 없으면서 호가만 높게 형성되고 있다.

수요자들은 필요한 지역에 물건을 구입하려면 경매밖에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매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업소도 고객들에게 경매부동산을
추천하면서 경매장은 발디딜 틈이 없게 됐다.

실제로 일반 부동산시장의 매물이 줄어드는 반면 경매물건은 올들어 매달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법원에 쏟아져 나오는 경매물건은 올들어 5월까지 1만건을 밑돌다가
6월부터는 한달 평균 1만4천건, 지난달에는 1만6천7백여건을 기록했다.

<>유의할 점 =싸게 구입하지 못하면 경매의 메리트를 전혀 살리지 못한다.

경매로 구입하면 낙찰가의 5.8~6.5%에 달하는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다 집주인이나 세입자들은 대개 이사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각종
세금 및 경매수수료외에 플러스알파를 예상해야 한다.

경매전문가들은 집비우는 문제로 옥신각신할 경우 겪게되는 마음고생은
계량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비용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낙찰가격은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에 공시지가를 적용하는 일반
부동산거래때보다 세금이 조금 높게 나올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

경매컨설팅업체들은 이런 비용을 감안하지 않고 막연히 가격상승 기대심리로
낙찰받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충고한다.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