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도시에 자연의 생기를 불어넣는다.

자연친화적, 인간중심의 환경이 도시공간 조성의 "명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도심 곳곳에 녹지공간이 조성되고 일률적으로 치솟기만 하던 건물은 주변
지형과의 조화를 고려해 키높이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흙을 가까이 하는 전원주택이 각광받고 쾌적성과 편리함을 배려한
인텔리전트 빌딩이 세워지고 있다.

고향의 푸근한 정서가 배어있는 전통공간에 대한 재해석작업도 활발하다.

급속한 개발로 인해 회색빛으로 변한 도시가 혈색을 찾아가고 있다.

60~70년대 개발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서울을 비롯한 국내도시들은 개성을
잃고 획일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네모 반듯하고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섰다.

한치의 여유조차 낭비로 여겨졌다.

인간을 위한 삶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이 주어진 틀속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됐던 것이다.

획일화에 대한 반발은 개성과 다양성의 추구로 나타났다.

튀는 디자인과 눈에 띄는 색상으로 저마다 개성을 강조하는 건물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다양성은 혼란을 가져 왔다.

조화를 잃은 탓이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인간중심의 공간"이 화두로 떠올랐다.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만족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환경문화"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다.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주위환경과의 조화가 강조됐다.

문화와 휴식공간은 장식품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생활리듬에 보다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실내디자인과 조경부문도 건축에서
독자적인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자연친화적인 건축의 특징은 주거 사무 레저공간을 망라해 나타나고 있다.

주거공간에선 자연과 호흡할수 있는 "전원풍"이 각광받는 추세다.

교외에 전원주택단지가 생기고 도심의 아파트에도 녹지공간이 강조되고
있다.

실내마감재도 원목등 자연소재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자연과의 교감이 중시된 전통 주거공간의 특징을 현대주택에 접목시키려는
시도 또한 활발하다.

사무빌딩은 설계단계부터 건물의 미관을 고려해 지어지고 있다.

기존 건물들의 경우 리노베이션을 통해 개성있는 외형으로 새단장한다.

정보화 등 사무환경 변화에 따라 내부구조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딱딱하고 단절된 분위기에서 탈피, 의사소통과 정서적인 교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인공조명 대신 자연광을 받아들이고 향공조 시스템등을 도입,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도한다.

리조트 단지도 자연 훼손을 극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성되고 있다.

무조건 불도저로 밀어내고 아파트같은 숙박시설을 짓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생태계를 고려한 종합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문화관광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제정한 대한민국환경문화상은 이처럼
환경문화를 강조하는 시대조류와 함께 해 왔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이 상은 건축 조경 실내디자인 환경조형 등 4개 부문
으로 나눠 매년 부문별 수상작과 종합대상작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는 IMF 한파로 인해 응모작 수가 다소 줄었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선 예년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김한근 한국건축가협회 회장은 "올해 수상작들은
환경보전과 전통계승의 노력이 특히 돋보였다"며 "내년에도 독창적인 작품들
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박성완 기자 psw@ 유재혁 기자 yooj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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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8 환경문화상 심사결과 ]
* 환경조형부문은 수상작 없음

<>. 종합대상 : 오크밸리리조트

- 소유자 : 한솔개발(주)
- 설계자 : 일송건측
- 시공자 : 한솔건설

<>. 부문별 수상작

<> 건축부문 : 삼성본관리노베이션
- 소유자 : 삼성전자(주) 삼성생명(주)
- 설계자 : 삼우설계
- 시공자 : 삼성물산(주) 건설부문

<> 조경부문 : 희원
- 소유자 : 삼성문화재단
- 설계자 : 조경설계 서안
- 시공자 : 삼성에버랜드

<> 실내디자인부문 : 누벨꾸진 "궁"
- 소유자 : 누벨꾸진 "궁"
- 설계자 : GDS
- 시공자 : GD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