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빙하기 =기업구조조정과 실업대란이 몰고온 소득감소는 자연 가계소비
를 크게 위축시켰다.

이는 유통업계에 혹독한 불황한파를 몰고왔다.

아무리 상품값을 내리고 사은행사를 잇달아 열어도 움츠러든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는 좀처럼 펴지지 않았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현재의 상황이 빙하기를 연상케 한다며 "소비빙하기"를
단골용어로 입에 올렸다.

IMF시대 벽두부터 유통시장을 뒤덮은 거대한 얼음밑에서 백화점 슈퍼 등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거의 30%이상 뒷걸음치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저가판매의 이점을 앞세워 알뜰쇼핑장소로 각광받은 할인점을 제외하고는
재래시장 편의점 등도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앞에서 사상 유례없는
불황한파를 실감했다.

소비빙하기는 쪼그라든 우리사회의 소비실상을 정확히 표현한 유행어로
올 한햇동안 내내 매스컴과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또 대졸자들의 취업전선이 꽁꽁 얼어붙자 최근에는 이를 본뜬 "취업빙하기"
라는 말까지 대학가의 단골용어로 등장했다.

<>1생2우3학 =IMF체제이후 얇아진 지갑에 맞춰 대부분의 서민가정에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는 것을 생활주변의 소비패턴변화에 빗대 풍자한
용어다.

소득이 반토막될 정도로 크게 줄자 주부들이 제일 먼저 생수, 다음으로
우유, 세번째로 학습지를 끊고 있다는 말이다.

생수의 경우 수돗물이라는 대체재가 있어 IMF시대에는 받아 마시지 않아도
견딜만 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그러나 우유와 학습지는 자녀들의 건강과 지적발달을 위한 필수품이지만
이마저 제대로 구입할 수 없을 정도로 소득이 줄었다는 것을 역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반가계가 소득감소로 얼마나 고통받았는지를 실감케 하는 용어로
샐러리맨 사회에서도 적지않은 화제가 됐었다.

이와는 반대로 IMF체제이후 치솟은 예금이율 덕분에 이자소득 등이 눈덩이
처럼 불어난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는 IMF체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이대로족"도 활개를 쳤다.

늘어난 이자소득이 현 상태로 유지되기를 바라면서 건배할 때마다 "이대로"
를 외쳤다는 일부 이기주의적인 고소득층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한쪽에서는 1생2우3학의 고통과 싸우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이대로를 외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빈익빈 부익부의 소득양극화현상에 따른 갈등의 골이 깊어
지고 있음을 보여준 한 단면이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