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경매가 진행중인 코스모스백화점이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또 한
해를 넘기게 됐다.

서울 명동입구 노른자위 땅의 코스모스백화점은 이달 10일 8차경매에 부쳐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서울지법 본원 경매7계는 기록검토를 위해 경매일을 내년 1월20일로
연기했다.

이번 8차경매의 최저입찰가는 2백37억원으로 감정가 1천1백31억원(96년8월
감정)의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낙찰받기만 하면 누가봐도 황금알이다.

그러나 복잡하게 얽힌 세입자문제로 경매는 7번의 유찰과 6번의 변경(연기)
을 거듭하고 있다.

대지 1천평 연면적 6천여평 점포수 1천8백31개인 코스모스백화점은 지난해
5월 4차 경매에서 6백11억원에 부동산개발회사인 북두칠성에 낙찰됐다.

그러나 입주상인 일부가 보상금대책위를 구성하고 점포를 비워주지 않자
북두칠성이 잔금납입을 포기, 결국 재경매로 넘어갔다.

당시 북두칠성은 임차보증금 6백억원 전액을 18개월후 반환키로 입주자들과
합의했었다.

북두칠성은 "법률적으론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상가보증금을 반환키로 하는
등 많은 양보를 했는데도 총 1천2백53명의 세입자중 50여명이 욕심을 부려
일을 그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61억여원의 입찰보증금만 낸 상태인 북두칠성은 못낸 잔금에 대한 이자를
물어왔기 때문에 8차 경매일 사흘전까지 잔금을 내면 백화점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아직 가지고 있다.

이 회사 고위관계자는 "채권자들과 보증금반환문제를 포함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백화점의 인수여부를 최종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보상금대책위는 채권자인 신한은행과 함께 빌딩을 직접 경락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책위는 입주상인들에게 투자를 권유, 5차 경매때부터 낙찰을 위해 노력중
이다.

그러나 돈이 모이지 않는데다 신한은행마저 한발 물러선 상태라 응찰을
못하고 있다.

다른 경쟁자들은 골치아픈 세입자문제 때문에 그간 경매에 참가할 엄두조차
못냈다.

그러나 이번엔 입찰가격이 워낙 떨어져 제3자의 입찰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초에 열릴 8차 경매는 지금까지의 입찰과는 의미가 다르다.

유찰시 9차경매의 최저입찰가는 1백98억원으로 추락, 경매신청자인 6개
채권금융기관은 낙찰되더라도 배당을 한푼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매취하가 불가피하고 2년 넘게 끌어온 경매는 없던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미 제주은행을 제외한 5개 채권기관은 경매취하에 동의한 상태다.

따라서 코스모스백화점 새주인의 윤곽은 8차경매일을 전후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 백광엽 기자 kecore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