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8개국이 증권거래소를 통합하기로 합의했으나 완전통합까지는
장애물들이 결코 적지않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통합의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프랑스 영국 독일의 3자간 주도권
경쟁이다.

유럽의 증권거래소들은 지난 86년 영국 런던증시의 빅뱅 이후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여왔다.

런던과 프랑크푸르트가 거래량등 시장규모를 놓고 강점을 내세우고 있으며
파리는 유럽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유럽 각국의 증권거래가 대부분 전자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지는 만큼
과거 어느 때보다 지리적 의미가 적은 것도 사실이지만 유럽의 3대강국이
통합거래소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점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실무적인 난점 역시 한두가지가 아니다.

현재 유럽 각국은 기업공개 요건에서부터 상장 제도, 거래중개 방식,
금융기관의 증권업 영위 범위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다.

증권사들의 거래 수수료 수준이나 투자자들의 투자성향 등도 다르다.

각국 기업들의 재무제표 작성 기준도 다르고 주요 공기업의 민영화 상태나
외국인 투자한도등도 제각각이다.

이 모든 항목들에서 통합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주식매매에 따른 결제방식과 증권거래수수료 등
시행상의 기준부터 통일한 다음 점차 시장 자체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있다.

< 정규재 기자 jk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