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IFC(국제금융공사)의 한국기업 투자가 시작됐다.

현재까지 하림 신무림제지 대창공업이 모두 4억2천만원의 투융자 지원을
받았다.

IFC 투자가 이뤄지기까지에는 한 한국인 여성이 큰 역할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나승희 IFC 선임투자담당관이 주인공.

나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학위를 마친후 IFC에 입사해
13년간 근무했다.

올해초부터는 고국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어간 것이 그 배경.

지금까지 물밑작업을 벌여온 뒤 이제 실행에 나섰다.

최종 투자조인식에 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일이 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나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IFC의 주력 업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지요"

가령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합작공장을 짓는데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
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처럼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국가에 투자를 안한 것은 아니다.

이미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라틴아메리카에 상당한 자금지원을
했다.

나씨는 "한국투자의 성공 가능성은 그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높다"며
한국경제에 대해 낙관했다.

폴란드 아프리카 지역 투자를 담당했고 최근 3년간은 중국에 상주하며
현장을 체험한 투자전문가의 전망이다.

지난 6월께만 해도 앞날이 불투명했으나 기업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재도약할수 있다는 것.

때문에 IFC는 우량기업이라면 기꺼히 투자한다는 방침이라고.

선정기준은 이렇다.

대체로 매출 1천억원 이상, 성장성 수익성 신인도가 높고 수출비중이 30%
이상 돼야 한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춰야 하고 경영진의 건전하고 투명한 기업마인드는
필수조건이다.

기업마다 지원조건은 다르다.

대창공업의 경우 신용등급이 개선되면 금리를 낮추는 연동방식을 첫 적용
했다.

종합점수가 높기 때문.

나씨는 "IFC의 사업구조 조정 요청을 대창 경영진이 신속히 수용해 관계사
와의 상호지급보증 관계를 끊는 등 취약부분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최종 투자결정은 미국 본부에서 하지만 업체를 발굴하는 업무는 나씨가
도맡아하고 있다.

그는 올 1.4분기 동안 60여개의 기업을 추천 등을 통해 접촉, 이중 12개사를
본부에 추천했다.

12개사중 제일엔지니어링 등 5개 업체에 대해 투자결정이 난 상태.

본부 엔지니어 등으로부터 엄격한 실사와 평가를 받았음은 물론이다.

조시영 대창공업 사장은 "자금 못지않게 상호 접촉과정에서 경영.관리기법
등 중요한 무형의 자산을 얻게 된다"며 "많은 기업들이 IFC 투자를 받는
것이 국가경제 회생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IFC 서울대표부(02-399-0906)도 우량 기업들의 투자제의를 기다리고 있다.

< 문병환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