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송파구청 대강당에서는 구청 및 동사무소 직원 6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고도 엄숙한 의식이 거행됐다.

보건복지부가 의로운 죽음을 맞은 이들을 기리는 뜻에서 마련한 의사자증서
수여식이었다.

증서의 주인공은 지난 여름 3명의 고귀한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등진
최진희(20)군.

최군은 지난 8월4일 강원도 양양 앞바다에서 가족들과 함께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백사장에 앉아 있던 그는 파도에 휩쓸리며 멀어져가는 초등학생 전모(12)양
과 중학생 2명을 발견했다.

바다로 뛰어든 그는 이들 3명을 구해내고 자신은 탈진, 파도에 휩쓸려 가고
말았다.

입시지옥을 벗어나 대학에 입학한지 겨우 한학기가 지났을 뿐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최군의 숭고한 사랑을 기려 그를 의사자로 인정했다.

국회의원 20여명으로 구성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협력제도
연구모임"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로 되어 있다.

이날 최군을 대신해 의사자증서와 보상금 8천여만원을 받게 된 아버지
최재환(49)씨는 보상금 전액을 최군의 모교인 휘문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진희는 제 가슴속에 묻혔지만 그 아이의 희생정신만은 영원히 모교와 함께
남을 겁니다"

현역 육군 대령으로 특수전학교장인 최씨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