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오는 19일부터 고액 과외와 일선 초.중.고교에서의 찬조금품
징수 등 연간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사교육비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

감사원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지역을 대상으로 25일간 실시할 이번
특감에서 보충수업비와 자율학습비 등의 액수가 적절히 책정됐는지 여부와
촌지수수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또 부교재나 교복 선정 관련 금품수수, 학교공사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챙기는 등의 부조리에 대해서도 감사할 방침이다.

감사원장 자문기구인 부정방지대책위는 이날 이와 관련,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에 의뢰해 작성한 "초.중등학교 부조리 실태 및 방지대책"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적은 돈을 많은 수의 학부모가 주는
"소액다수형"이, 중.고교에서는 "거액소수형"의 촌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유형별 촌지비리를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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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지 6대 유형별 사례 ]

<>상담촌지=촌지를 가져오지 않는 학부모들을 상대로 학생상담을 빙자해
촌지를 유도하는 경우로 주로 초등학교에 많다.

경기도 모초등학교의 학부모 조모씨의 경우 담임교사가 이유없이 학생을
때리고 벌주면서 편지를 보내 전학을 보내겠다며 상담을 요구했다.

조씨가 상담을 하며 교사에게 촌지를 전해주자 다음날부터 학생을 배려해
주기 시작해 상까지 받고 학생의 표정이 밝아졌다.

<>행사촌지=서울 강남의 모초등학교의 경우 운동회 행사중 차전놀이에서
위에 올라가는 아이의 부모는 교사에게 반드시 사례를 해야 하며 부산의
모초등학교는 반별로 교사 목욕비 20만원을 요구했다.

<>당선촌지=서울 모초등학교는 전교 어린이회장으로 당선되 학부모가
50만원, 부회장으로 당선된 2명의 학부모가 25만원씩 모두 1백만원을 모아
교사들에게 당선사례를 했다.

부산교육청에는 한 학부모가 학급이사를 하면서 1년동안 3백만원을 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수상촌지=학생이 각종 교내외 경연대회에서 입상할 경우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요구하는 촌지.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는 똑같은 상을 받더라도 50만원의 촌지를 주면
전교생이 모인 주례조회에서 교장으로부터 상을 받고, 촌지를 주지 않으면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상을 주었다.

부산시 교육청에 접수된 내용에는 학급임원 자녀만을 대사응로 상장 하나에
수십만원씩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신촌지=내신성적 관리를 위해 학부모들이 계모임을 만들어 교사에게
주는 집단촌지나 일부 예.체능 과목의 실기시험과 관련된 촌지를 말한다.

서울 강남 모여고의 경우 2, 3학년 학부모들이 한반에 12명씩 모여 1인당
7만~8만원을 정기적으로 거둬 매달 1백만원씩 1년동안 담임교사에게 건넸으며
이같은 사례는 서울 강남 대부분의 고교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품촌지=경기도 모 초등학교 학부모 이모씨의 경우, 담임교사가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에게 김치와 밑반찬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서울 강북 모초등학교의 한 여교사는 학생의 원피스와 구두가 예쁘다며
자신의 딸의 치수를 알려주며 사올 것을 요구했다.

서울 강남의 모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외국출장을 자주 다니는 학부모에게
구체적인 양주병이나 상품명을 적어주며 사다 줄 것을 부탁했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