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선비가 과거 보러 가는데 까치 세마리가 나무위에서 우짖고 있었다.

이상해 올려다 보니 구렁이가 잡아 먹으려고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다.

화살로 구렁이를 쏴 그 밑의 못속에 빠져 죽게 했다.

장원급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곳을 지나다 하루를 묵게 됐다.

마을 사람들이 선비를 대접하려고 못에 그물을 쳤다.

이상하게 생긴 커다란 고기 한마리가 잡혔다.

국을 끓여 선비에게 한 토막을 떠 주었다.

선비가 그것을 먹으려고 하는데 느닷없이 까치 한 떼가 몰려와 머리위를
빙빙돌다가 그중 한마리가 국그릇에 있는 고기토막을 탁 찍어 내고는 떨어져
죽었다.

그 고기속을 보니 화살이 부러진채 꽂혀 있었다.

이는 우리의 민담으로 까치를 은혜를 갚는 영특한 동물로 여긴 것 같다.

까치가 설날 아침에 울면 1년 내내 경사가 있고 평일에는 기쁜소식이나
반가운 손님이 올 것으로 믿고, 우리는 길조로 여긴다.

까치가 앞일을 알리는 새라는 믿음은 유럽에도 있다.

한마리는 슬픔, 두 마리는 기쁨, 세 마리는 결혼, 네 마리는 탄생,
다섯 마리는 천국, 여섯 마리는 지옥, 일곱마리는 악마의 사자라는 전설이
일부지역에서 전한다고 한다.

까치가 길흉을 모두 상징한다.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북미대륙 등에 퍼져 사는 까치는 보통 부부 한쌍이
되어 금슬좋게 생활한다.

몸길이는 45Cm, 수명은 20년쯤이며 주로 인가근처의 숲이나 나무에 산다.

가슴과 배는 흰색,그 외는 모두가 검다.

이 멋진 "흑백의 조화"와 청아한 생김새로 더욱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잡식성으로 곤충 지렁이 달팽이 병아리 쥐 나무열매 감자 고구마
콩 과일 등 메뉴가 다양하다.

그런데 과일을 좋아하는 탓으로 농촌에서 점차 미움을 받고 있다.

예전보다 그 수가 늘어난데다가 과수원에 몰려와 배 감 등에 큰 피해를
입혀 산림청이 최근 수렵까지 허용했다.

프랑스에서는 까치를 수다장이나 도둑으로 비유하며 박대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길조의 이미지"가 퇴색하고 있어 왠지 서운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