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정리해고보다는 추석이후에 희망퇴직을 통해 직원을 감축할 예정
이다.

은행들은 이를 위해 퇴직대상자 명단인 "살생부"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대략 <>징계를 받거나 은행에 손실을 초래한 자 <>금융사고에 직 간접적
으로 관련된 자 <>직급별 고연령자 <>부부 은행원 등이 우선 퇴직대상이 될
전망이다.

은행들이 정리해고를 사실상 포기한 것은 최소 3개월 걸리기 때문.

현행법상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2개월전에는 노조에 통보해야 하는데다
대상자에 통보한 뒤 1개월후에 퇴직을 실시할 수 있다.

이에따라 지금 정리해고를 시작한다해도 실제 퇴직은 연말에나 이뤄질수
있다.

만일 노조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이 기간은 더욱 길어질수 있다.

이보다는 차라리 몇개월치의 퇴직위로금을 얹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은행들은 판단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금융감독위원회의 입장변화.

금감위는 최근 각 은행들을 대상으로 "퇴직위로금으로 몇개월치가 적당한지"
에 대해 조사를 해갔다.

이는 "3개월치 이상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에 변화가 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은행들의 희망퇴직 실시시기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눈치다.

다른 은행보다 먼저 퇴직을 실시했다간 노조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할 걸
우려해서다.

다만 고유명절인 추석을 감안, 추석이 끝난뒤에나 본격적인 퇴직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은행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퇴직기준이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실시하더라도 "우선퇴직대상자"를 선정, 당사자에게
통보해줄 예정이다.

각 은행 인사부에서는 몇가지 원칙을 갖고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첫번째 기준은 징계를 받았는지와 은행에 손실을 끼쳤는지 여부.

이는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월25일 새정부 출범과 함께 모든 징계가 사면된 상태라
"전과"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게 담당자들의 고민이다.

이에따라 거액의 부실여신을 발생시켰거나 금융사고에 직 간접적으로
연루된 사람을 우선 골라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두번째 고려대상은 직급별 나이와 승진기간.

똑같은 4급이라도 나이가 많거나 상위 직급으로 승진이 늦어지는 사람을
우선 퇴직시킬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세번째는 부부 은행원.

같은 은행에서 부부가 함께 근무할 경우 아무래도 한쪽이 양보해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제일 서울은행은 "경영정상화계획 보완대책"을 18일 금감위에 제출했다.

서울은행은 <>이달말일자로 이종배 채가석 이사를 퇴진시키고 <>연내에
1천5백명을 추가 감원하며 <>점포 20개를 줄이기로 했다.

제일은행도 <>연내 1천2백명 추가감원 <>점포 30개 축소 <>이달말까지
임원 2명을 감원하겠다고 보고 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