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를 보면 소금의 공급이 늘 부족했다.

어느 때는 황금보다 귀한 것이 소금이었다.

고대 에티오피아에서는 두툼한 암염조각이 돈으로 사용됐다.

사막의 대상들은 동방에까지 소금을 운반해 황금과 맞바꿨다.

로마의 군사들은 급료의 일부로 소금을 받기도 했다.

샐러리(salary)란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중세에는 소금이 엎질러지면 액운이 다가오고 있는 조짐으로 여겼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 "최후의 만찬"에는 유다 곁에 놓인 소금
그릇이 불길하게 뒤집혀져 있다.

얼마나 소금을 귀중하게 여겼는가를 보여주는 예다.

바닷물에 녹아있는 소금의 양은 해역에 따라 다르지만 바닷물의 약3.5%는
용해된 광물성 염분이다.

일부 염분은 해저에서 화산이 폭발할때 나온 것이지만 대부분은 육지의
암석층 소금이 강줄기를 따라 흘러든 것이다.

바닷물은 수분이 증발하고 남은 소금이 축적돼 지금의 농도에 이르고 있다.

전세계 바다가 함유하고 있는 소금의 총량은 모든 육지를 약 1백50m의
두께로 덮는데 충분하다니 엄청난 소금의 양이 놀랍다.

대부분의 강들은 바다로 흘러들지만 모든 강물이 다 그런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볼가강은 카스피해(호수)에서 끝난다.

미국의 그레이트 솔트호와 아프리카의 차드호도 주변 강들의 물이 모이는
곳이지만 바다로 흘러나가는 물은 없다.

그러나 길이 5천8백 나 되는 중국서 가장 긴 양쯔강의 물은 바다로
흘러들어 난류를 타고 제주와 남해연안까지 밀려온다.

양쯔강 민물은 바닷물의 염도를 떨어뜨려 지난 96년에는 제주연안 양식
어패류의 30%가 떼죽음을 당했다.

피해액도 60억원에 이르렀다.

이번 양쯔강 대홍수로 엄청난 양의 민물이 서해로 쏟아져 들어와 제주와
남해연안 바닷물이 사상 최저의 염도를 기록하고 있다는 한국해양연구소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양쯔강물이 제주인근 해상에 도달하는데는 한달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내달 중순까지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수해로 뒤숭숭한 판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민들이 예기치못한 재난을
당하지는 말아야 할텐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