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태가 일부 쟁점조항에 대한 이견차이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21일 노사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밤샘 협상을 벌이는 등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전 노조측이 국민회의 중재단이 제시한 정리해고안을 수용하면서
타결기미를 보이던 현대자동차 사태는 회사측이 중재안을 거부, 또다시
난항을 거듭했다.

노사는 20일 철야협상에 이어 21일에도 쟁점사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했으나 정리해고 범위문제를 좁히지 못해 극적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노조가 쟁점사항인 정리해고를 수용키로 한 상태여서 회사측의
태도변화에 따라 대타협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사태는 20일 오후부터 진행된 노사당의 협상이 21일 오전
노조측의 결렬선언-복귀-회사반발로 이어지면서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현대자동차 국민회의 중재단 조성준 의원은 오전 10시께 기자간담회 갖고
"노조가 정리해고를 일단 받아들임에 따라 현대자동차 사태는 타결이 곧
될 것"이라며 "이는 노사평화정착에 큰 기여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재단은 "그동안 노동부와 정부관계자들이 수차례 울산을 방문해도
현대자동차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노사막후 교섭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폭력보다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재단은 이에앞서 노조가 정리해고 철회에 대한 회사측의 양보가 더이상
없는 것으로 판단, 21일 오전 5시께 결렬을 선언하며 회사를 빠져나가자
크게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재단은 두차례나 노조에 협상복귀를 요청하고 노조사무실쪽을 바라보며
혹시나 협상이 물건너 가는 것이 아닌가 초조해했다.

<>.노조측도 고무된 표정으로 오후 2시 기자실을 방문, 중재단의 협상결과와
관련, "노사당간 협상에서 정리해고를 긍정적으로 인정했으나 회사측이
중재안을 끝내 거부, 사태해결을 찾지 못했다"며 회사측이 중재안을 수용하길
촉구했다.

노조는 "파국을 막기 위해 최종적으로 여당중재단을 요청, 정리해고를
수용하되 대상자를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며 "정리해고후 재취업보장
등을 확실시 보장받을 수 있는 쪽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정리해고안에 대해 그동안 내부에서 수차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정리해고 철회라는 대외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했다며 노조원의
생존권 문제를 고민하면서 구체적인 보완이 이뤄진 원칙을 받기로 했다고
협상결과에 만족해했다.

특히 김광식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회사가 22일 오후까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을 경우 중재안 수용방침을 철회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회사측은 중재단이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일방적으로 협상이
막바지에 달하고 있다며 노조의 정리해고 수용 등 협상과정을 발표하자 "아직
논의할 문제가 많은 데도 마치 협상이 모두 타결된 것처럼 중재단이
발표했다"며 불만을 호소했다.

김판곤 현대자동차 전무는 즉시 중재단의 회견에 대한 반박성 기자회견을
갖고 "중재단과 노조의 안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며 "처음부터
다시 새로운 안으로 협상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