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금융시장은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외평채를 비롯한 아시아 중남미
국가의 채권값이 1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등 폭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사태가 국내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 외환시장 =18일 환율은 안정세를 보였으나 금리는 약간 올랐고 주가는
떨어졌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전날 종가인 달러당
1천3백33원보다 4원 비싸진 달러당 1천3백29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달러당 1천3백29~1천3백19원 사이에서 소폭 등락, 비교적 안정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러시아사태 영향으로 원화값이 떨어질 것이란 당초 우려와 상당히
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사태로 미국달러화가치는 강세를 보이는 반면 독일
마르크화 일본엔화 등 다른 통화는 약세를 띨 것으로 예측했었다.

그러나 마르크화와 엔화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거주자외화예금
이 1백19억달러에 달하는 등 국내 시장수급도 좋은 상황이어서 이처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외환딜러들은 설명했다.

딜러들은 당분간 외환시장에선 러시아 모라토리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자금시장 =이날 회사채유통수익률(3년)은 소폭 올랐다.

전날엔 연 12.90%였으나 이날은 연 13.2%로 올랐다.

반면 하루짜리 콜금리등 단기금리는 안정세를 보였다.

이날 회사채수익률이 상승했지만 이는 국내적 요인에 의한 것이지 러시아
사태의 충격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보증보험회사의 보증여력상실, 한남투신사태 등으로 투신사를 중심으로한
기관들의 회사채 매수여력이 사라져 이처럼 회사채수익률이 뛰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회사채수익률은 연 13.2%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자금시장이 아직까지는 러시아충격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 =주식시장은 타격이 상당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291.15으로 마감됐다.

전날에 비해 10.47포인트 빠졌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 사태라는
초대형 악재가 돌출, 증시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러시아충격이 예상보다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