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친구는 평생을 간다.

고교시절 친구는 더욱 그렇다.

가장 순수한 시절에 만났기에 그 우정은 오래간다.

필자는 충남 홍성고등학교를 다녔다.

졸업한 뒤에도 서울에서 같이 생활하게 된 친구들이 15명이다.

지난 91년 만든 모임이 "74회"다.

74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뜻이다.

모임을 만든 취지는 모교후원과 사회봉사, 회원 가족간의 친목도모다.

당연히 모교발전에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모교에서 열리는 총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것이
우리모임의 큰 행사다.

단순한 운동회가 아니라 모교와 고향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를 논의하는
연석회의장이기 때문이다.

가정이 어려운 후배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도 모임의 주요사업이다.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배움에 열중할 수 있도록 모교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도울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원 모두의 바람은 훗날 우리자녀들이 지금의 이 부모들 모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하는 것이다.

74회는 분기마다 모임을 갖는다.

1년에 한번씩 가족동반으로 1박2일간 야유회를 겸한 정기총회도 연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대항체육대회도 열어 정을 쌓는다.

회원들 직업이 사업, 회사원, 공무원, 군인, 교사, 경찰 등 다양한지라
정담을 나누노라면 하루해가 짧기만하다.

총무를 맡고 있는 임병태씨는 가원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회장인 필자는 투자신탁업계에 있다.

모임참석률 1백%인 곽호용은 인테리어업체 인디코의 사장이다.

항상 듬직한 모습을 보였던 배경수는 가끔 육군중령 계급장이 붙은 군복을
입고 모임에 나와 위용을 자랑한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몸과 마음을 올바르게
가다듬는 한편 남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살아가고자 하는 목표는 똑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