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주택 신한 한미 하나 등 5개 우량은행들은 조만간 퇴출은행 4급이하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확약할 예정이다.

또 인수은행들은 30일께 고객들에 일부 예금인출을 허용하기 위해 전산
복구에 총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장관은 29일 은행회관에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5개 인수은행장, 이재진 동화은행장, 경기은행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심야긴급회의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김영재 금감위 대변인은 "오늘 내일중 5개은행장이 고용승계
확약문제를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논의중인 것처럼 2-3개월간
의 고용협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일정기간이상 고용을 확약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계약직인지 정규직인지에 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진만 한미은행장은 자체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은행
직원을 대부분 재고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퇴출은행 직원들에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 문제는 논의됐는데 퇴출은행
측에선 통상임금의 21개월치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요구했으나 인수은행들
은 난색을 보였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그는 인수은행들이 타업종과의 형평성, 고용관행 등을 감안해 통상임금의
6개월치에 해당하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에 관해선 다소 긍정적인
자세였다고 덧붙였다.

재경부와 금감위는 또 이날 회의에서 지난27일 교환회부된 어음을 29일 밤
12시까지 막지 못하더라도 당좌거래를 정지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전산이
정상적으로 복구될 때까지 이를 계속 적용할 방침이라고 은행장들에 밝혔다.

이규성 장관은 30일에 월말 결제가 몰려 있는 점을 감안, 은행장들에
최대한 빨리 전산복구를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국민 주택은행장은 밤샘작업을
해서라도 30일중 전산을 가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충청은행 직원들이 은행기밀문서를 파기한 것과 관련, 이헌재
금감위원장은 "배임죄로 은행원들을 처벌하는 사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석상에선 "재산파괴행위는 중대한 범죄"라는데 의견일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