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금융부채가 1년새 1백41조원가량 늘었다.

그러나 구조조정여파로 금융부문의 자금중개기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1.4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을 통해 지난 3월말 현재
국내기업(금융업체를 제외한 법인및 개인기업)의 금융부채는
9백40조6천3백10억원으로 작년3월말의 7백99조2천2백96억원보다
1백41조4천14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기업금융부채는 <>94년말 5백33조원 <>95년말 6백30조원 <>96년말
7백50조원 <>97년말 9백32조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연말 금융부채는 1천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3월말현재 기업들의 자산은 4백5조2천7백5억원으로 작년같은
기간의 3백62조5천9백62억원보다 42조6천7백43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로써 자산을 초과하는 부채는 작년3월말 4백36조6천3백36억원에서 지난
3월말에는 5백35조3천6백5억원으로 불어났다.

기업들의 금융빚중 주식과 출자지분등 원리금 상환의무가 없는 부채를
제외하고도 실질적으로 갚아야할 빚만도 8백17조6천9백55억원에 달했다.

평균 금융비용부담률을 연18%로만 잡아도 1백47조1천8백5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1.4분기중에는 구조조정과 경기침체여파로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이 크게 위축됐다.

1.4분기중 기업들이 금융기관에서 조달한 자금은 11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조5천억원보다 71.4% 줄었다.

설비투자감소에 따른 차입수요가 둔화된 탓도 있지만 부실여신발생을
우려한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억제한게 요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간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은 종금사 및 은행신탁의 여신축소로 작년 동기의
16조7천억원에서 4분의1 수준인 4조5천억원으로 급감했다.

직접금융을 통한 조달규모도 기업어음 발행 감소와 주식발행 부진으로
16조5천억원에서 9조원으로 감소했다.

해외차입규모는 작년동기 2조6천억원에 달했으나 지난 1.4분기에는 오히려
7조3천억원을 상환했다.

이처럼 자금조달이 줄어들자 기업들은 운용중인 자금을 회수, 부족자금을
충당하는데 사용했다.

작년 1.4분기중 기업자금운용규모는 16조1천억원에 달했으나 지난
1.4분기에는 마이너스 3조6천억원으로 줄었다.

1.4분기중 기업자금부족규모는 15조2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의 16.1%%(
기업자금부족률)를 차지했다.

개인의 경우 금융기관 차입금은 실질소득감소여파로 7조6천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소비지출 감소와 고금리현상 등으로 자금운용규모는 19조8천억원에
달해 잉여자금은 총27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기관들의 자금중개규모는 부실여신 발생 우려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여신을 억제한데다 경기침체 및 고금리로
기업과 가계의 차입수요가 둔화돼 작년동기의 31조6천억원에서 14조5천억원
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대신 금융기관간 자금거래는 22조4천억원의 증가를 나타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