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문제 전문가를 키운다.

숭실대 노사관계대학원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노사문제를 풀어가는 협상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수대학원중에서 "특수한" 대학원인 셈이다.

대기업구조조정과 고용조정(정리해고) 본격화, 노사정위원회의 출범 등
최근 긴박한 노사관계속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대학원이다.

이 대학원은 강의실이 노사협상 테이블이나 마찬가지다.

노조간부와 기업체 인사관리담당자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토론하기
때문이다.

수업 자체가 "노사협상"인 셈이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없애고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장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졸업뒤 산업현장에서 협상대표로 다시 만나는 경우가 많아
동문이라는 연결고리를 활용한 이득도 크다.

교육의 초점은 전문가에 의한 노사관계 정립.

기업내 인재활용을 통한 노사부문의 참여와 협력관계 구축을 중요시한다.

건전한 노사관계가 저절로 얻어지는 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게 대학원측 설명이다.

지난 89년 대규모 노사분규로 사회 전체가 큰 "홍역"을 앓고 난뒤 이를
계기로 설립돼 90년부터 학생을 선발했다.

현재 연간 정원은 1백20명.

다른 대학원이 5학기제인데 비해 이 대학원은 4학기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지난해 2학기(6월) 입학생부터 기존 5학기에서 4학기제로 바꿨다.

5학기째 논문시험을 아예 없앤 것이다.

학생들이 마지막 학기에 실제 수업은 하지 않으면서 논문 작성만을 위해
많은 시간과 돈(등록금)을 낭비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대학원측 배려다.

노사관계(경영학석사) 노동정책(행정학석사) 노동경제(경제학석사) 노동법
(법학 석사)학과 등 4개학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학과구분은 별 의미가 없다.

통합적 안목을 갖고 실무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대부분
통합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법 노동경제 인사관리 등이 핵심 과목.

전임과 겸임교수간 경쟁을 유도, 강의의 질을 높이고 있다.

특수대학원의 성격상 휴강을 자주 하는 등 수업부실화를 막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17명의 강사진을 대상으로 "최고강의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매학기 대학원생들이 교수를 평가, 상을 준다.

이 제도가 실시된 이후 교수들이 서로 분발하는 등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는게 학교측 설명이다.

공인노무사 합격생이 많다는 것도 자랑거리.

지난 95년에는 수강생 6명이 동시에 합격하기도 했다.

2백50명의 졸업생 가운데 현재 40명 가량이 공인노무사 타이틀을 획득했다.

직장인과 공무원 수강생이 가장 많다.

현재 김영환 한국철도연구원사무국장 양형승 벽산건설노조위원장 유동현
인천시청공보위원 정성철 미래노부법인대표 등이 이 대학원에서 "협상의
미학"을 배우고 있다.

오성열 가나안제과사장 하종식 한국통신노조지부장 강주원 중앙공인노무소장
정용주 한국전력보수노무처장 소병관 롯데삼강노조부위원장 안말수
한국노사연구원연구이사 최성오 전부산지방노동청장 등이 졸업생.

수업시간은 월~수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9시50분까지.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