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합병설이 한창이다.

현재까지의 합병설은 동상이몽식 짝짓기가 대부분이다.

단순한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도 많다.

모든 은행이 자신들을 주체로 상정한 합병만 거론하고 있다.

따라서 성사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의 합병처럼 정부가 상당한 의지를 갖고 추진중
인 합병도 있는게 사실이다.

<> 국민+장기신용은행 = 국민은행의 내부방침이다.

국민은행은 대주주인 정부로부터 합병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을 받고 일단
합작(총 4억달러)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면 합병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판단,
장기신용은행과의 합병을 차선책으로 마련했다.

부실 지방은행을 억지로 떠안느니 기업금융에 일가견이 있는 장기은행과
합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 하나+보람은행 = 정부는 줄곧 우량은행간에 합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혀 왔다.

바로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실제 두 은행간 합병은 금융감독위원회등이 중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람은행은 일찍부터 합병을 통한 살길을 모색해 하나은행을 제1의 대상
으로, 한미은행을 제2의 대상으로 삼았다.

정부도 이를 보고받고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문제는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보람은행을 흡수하는 것이 아닌 대등합병은 불가능하다며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하나은행이 자금유치를 앞둔 국제금융공사(IFC)를
의식, 강하게 부인할 뿐이지 공감대는 형성된걸로 분석하고 있다.

<> 조흥+주택은행 = 조흥은행에서 시발됐다.

조흥은행은 주택은행과 합치는것이 상호보완적인 면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니면 지방은행중 가장 우량한 대구은행을 생각하고 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도 최근 "기업금융과 국제금융에 노하우가 있는 조흥은행
의 경우 정부가 대주주인 소매금융 전문은행과 합치는게 이상적이다"고 말해
두 은행의 합병을 유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신한+조흥은행 = 신한은행에서 비롯됐다.

신한은행은 정부로부터 리딩뱅크(선도은행)로서 대형은행을 합병하라는
권고를 받아 왔다.

내부적으로도 이를 수용키로 했다.

대주주인 재일동포들로부터도 사실상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조흥은행이 유력하다.

컴퓨터 기종(유니시스)이 유일하게 같을 뿐더러 내실도 튼튼해 파트너로서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조흥은행은 신한은행과의 합병실익이 적다고 보고 있어 결과는
미지수다.

<> 동남+경남은행 = 동남은행의 자구차원에서 시작됐다.

정부의 지원불가방침으로 다소 제동이 걸린 상태이긴 하다.

그러나 동남은행의 의지가 강해 여전히 성사가능성이 높다.

<> 상업+지방은행 = 상업은행이 지난달부터 추진해 왔다.

대상은행으론 대구 경기 충청 광주은행이 꼽혔다.

배찬병행장이 대전출신이어서 충청은행과는 상당한 교감이 형성돼 있다는
후문이다.

광주은행은 거듭 부인하고 있다.

<> 기타 = 관심의 촛점인 한일은행은 지방은행과의 합병가능성을 배제했다.

이관우 행장은 "2억달러의 합작에 전력투구하고 있으며 합병이 불가피하다면
지방은행이 아닌 후발시중은행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어느 은행과의 합병도 가능하다는 적극적
인 자세다.

이밖에 기업+동남+대동은행, 대동+대구은행 합병설이 나돌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설에 그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