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립골프협회와 함께 세계골프의 양대기구인 미국골프협회(USGA)가
US오픈(18~21일)기간중 장비와 관련한 규칙개정 방침을 밝히자 골프용품
업체들이 발칵 뒤집혔다.

골프용품업체들은 법정소송등 USGA와의 일전불사도 각오하고 있다.

용품업체들로서는 사활이 걸리다시피 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계골프용품시장 규모는 연간 25억달러(약 3조5천억원)에 달한다.

규칙 한 조문이 개정되면 거기에 맞추기 위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수밖에
없다.

USGA가 검토중인 규칙개정안 요점은 "볼의 비거리를 줄이고 첨단소재로 된
초대형 클럽을 제한토록 한다"는 것.

USGA가 대회기간중 기자회견을 갖고 2000년부터 시행할 것을 검토중이라는
발표가 있자마자 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오버사이즈헤드의 시조격인 캘러웨이, 캐비티백스타일 클럽을 먼저 개발한
핑, 볼메이커 타이틀리스트 등이 앞장서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적 기술진보에 따른 골프장비의 발달은 어쩔수 없지
않으냐"면서 "USGA가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은채 규칙을 개정하려는 것은
문제"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한편 용품업체들을 난처하게 하는 통계도 있다.

미PGA에서 지난5년동안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브거리가 2백60야드에서
2백69야드로 늘어난 것이다.

장비의 발달을 제한함으로써 골프의 묘미를 유지하려하는 USGA.

기술진보에 의한 새로운 장비로써 시장확대를 노리는 골프용품업체.

양측이 법정소송에 이르기 전에 어떤 합의를 이끌어낼지 궁금하다.

< 한은구 기자 to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