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가정에서 은행이나 카드사로부터 빌린 돈이 2백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기업부채(1천조원)의 20%,경상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선
것이다.

2일 한국은행이 처음 작성한 "97년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일반가계의 은행 등 금융기관 빚은 2백11조1천6백63억원에 달했다.

이는 96년말의 1백74조6천6백73억원보다 20.9%나 증가한 것이다.

또 가계신용잔액이 경상GDP(4백20조9천8백6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2%에 달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일반가계의 빚이 경상GDP의 절반을 넘는 셈이다.

경상GDP에 대한 가계신용비율은 <>94년 37.9% <>95년 40.6% <>96년 44.8%
<>97년 50.2%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가계신용이란 가계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직접 빌린 돈과 외상구매금액을
모두 합한 것을 말한다.

이처럼 가계신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은 할부금융사 신용판매회사
등이 생겨나면서 일반가계를 대상으로한 금융기관간 경쟁이 격화된데다
가계도 빚을 얻어 무분별한 소비에 나선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1만달러를 넘어선 지난 84년중
가계신용이 경상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5%에 불과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가계신용비중은 엄청나게 높은 편이다.

지난해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을 종류별로 보면 금융기관으로부터 직접 돈을
빌린 가계대출(일반자금및 주택자금대출)이 1백84조9천6백45억원으로 전체의
87.6%를 차지했다.

또 할부금융사 신용카드사 판매회사 등으로부터 외상으로 물건을 구입한
판매신용이 26조2천18억원으로 전체의 12.4%에 달했다.

지난 97년중 가계신용 공급액은 36조4천9백90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증가했다.

이는 96년 증가율(19.1%)보다 둔화된 것이다.

기관별로는 은행과 상호신용금고의 대출증가액은 미미한 증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신용카드회사의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공급액은 1조4천8백81억원에
달했다.

이는 96년보다 1백17.6%나 증가한 것으로 이른바 카드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을 나타낸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