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한국 개혁작업의 평가' .. 닐 오스본 - 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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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한국에 온 닐 오스본 유로머니지 발행인은 한국기업의 구조조정
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낙관하게 있다고 말했다.
오스본 발행인은 한국경제신문이 주선한 박영철 한국금융연구원장과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담내용을 간추린다.
-----------------------------------------------------------------------
<> 박 원장 = 경제위기를 맞은 한국과 동남아시아가 현재 위기를 극복
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구조조정노력에 대한 평가는 비관적인가 아니면 낙관적인가.
<> 오스본 발행인 = 조심스럽게(modestly) 낙관한다.
한국은 경제기본여건(펀더멘털)이 좋고 교육열이 높다.
국제사회에 약속한대로 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
<> 박 원장 = 지난해 11월이후 한국이 무엇을 잘못해 이같은 위기을
맞았는지 의문스럽다.
지난 몇개월간 우리는 기업 구조조정, 은행제도의 개혁,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등을 추진했다.
이는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그당시 무엇을 잘못했는가.
<> 오스본 발행인 =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변하고 외국자본들이 철수하기
시작한 것은 일종의 "러쉬" 현상이었다.
95년 멕시코 페소화 폭락사태때도 외국 자본들은 줄줄이 철수했다.
그러나 또다시 러쉬를 이루며 돌아오고 있지 않는가.
<> 박 원장 = 그러나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발행시 프리미엄이 리보
(런던 은행간금리)에 6%포인트나 붙었다.
우리가 그렇게 대접받을 정도였는가.
<> 오스본 발행인 = 프리미엄은 국제자본시장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매겨졌단 의미다.
<> 박 원장 = 시장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
태국의 외환위기가 동남아로 번지면서 한국은 부당하게 피해를 입었다.
<> 오스본 발행인 = 국제 자본시장에는 5백70여개의 기관투자가들이 있다.
그들이 모두 한국 국채의 값을 그렇게 매긴데는 한국경제가 그만큼 채무
불이행가능성이 높았던 때문이다.
거기에는 한국외채의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즉 지나치게 단기화돼 있었다.
<> 박 원장 = 그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자본시장이 대체로
단기화된 때문이다.
런던 금융시장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선물이나 옵션 등 단기성 파생상품들이
발달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에 유동성을 높여주지만 동시에 금융거래를 단기화시키고 있다.
다른 문제로 넘어가자.
IMF이행프로그램이 한국경제에 적합하다고 보는가.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그런 비판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IMF 덕분에 한국은 다시 세계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수 있었다.
<> 박 원장 = 리보나 미국 재무부채권에 비해 5%포인트이상의 프리미엄을
줘야 했던게 우리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다.
외환위기 이전에 한국채권의 프리미엄은 0.6%포인트나 0.7%포인트 정도였다.
그런데 외환위기가 왔다고 해서 프리미엄이 10배이상 뛰었다.
세계 자본시장이 한국에 너무 가혹하게 대하고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세계 자본시장이 잘못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한국 기업들은 지나치게 차입의존도가 높지 않은가.
이 때문에 기업을 사고 팔 수 있기 위한 자본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유동성이 떨어진다.
<> 박 원장 = 그점은 동의한다.
한국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평균 4백%를 넘고 있으며 이점이 구조조정을
더디게 하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량기업들은 연 9~11%대의 우대금리를 적용받았고 일반 기업들도
자금조달금리가 연 12~13%인데 환율이 급등한 이후 이 금리가 2배이상
높아졌다.
외환안정을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자니 기업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구조조정이
늦어지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된다.
일부 대그룹은 전자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 무리하게 자동차산업에도
나서고 있다.
자금난에 처한 대형건설업체도 처리하지 못하는 등 미온적이지 않는가.
<> 박 원장 = 대그룹들이 여러 사업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다각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물론 과도하게 사업분야를 확장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기업 구조조정의 속도와 규모가 외국인 투자가들이 요구하는 정도까지 되고
있지 않다는데는 동의한다.
삼성중공업은 중장비사업부문을 볼보에 파는 등 해외자본유치에 적극적이나
외국인들의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 오스본 발행인 = 신규사업진출이 비지니스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논리
혹은 정경유착에 의해 이뤄지기도 했다.
<> 박 원장 = 과거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업경영은 투명해졌고 정부정책도 정경유착이 끼어들 여지를 없앴다.
<> 오스본 발행인 =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실업률이 7%에 육박해 노동자들의 동향이 걱정스러운데.
<> 박 원장 =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노동계는 김대중대통령을 지지한다.
또 그동안 임금이 상당히 높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고통분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한국의 위기극복노력에 영향을 줄 주변국 상황은 어떻게
보는지.
<> 박 원장 = 중국동향이 가장 큰 관심이다.
중국은 수출확대를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있다.
주변 압력 때문에 평가절하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수출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일본 경제동향도 관심거리다.
자산디플레를 지속하고 있고 금융시스템도 불안한 상황이 아닌가.
<> 오스본 발행인 = 중국은 매우 크고 다소 불안정한 경제체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적 경제적으로 활발한(volatile)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른 이머징마켓(신흥시장)들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경우 정정불안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붐을 이루고 있다.
홍콩은 달러화 연동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홍콩달러의 평가절하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
<> 박원장 = G8 재무장관들이 에딘버러에서 모여 동남아 경제위기의 교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 오스본 발행인 = 자세히 모르겠다.
재무장관회담에서 유로화 통합문제도 논의되나본데 개인적인 견해로는 모든
유럽의 경제환경이 달라서 통합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정리=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
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조심스럽게" 낙관하게 있다고 말했다.
오스본 발행인은 한국경제신문이 주선한 박영철 한국금융연구원장과의
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담내용을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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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원장 = 경제위기를 맞은 한국과 동남아시아가 현재 위기를 극복
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구조조정노력에 대한 평가는 비관적인가 아니면 낙관적인가.
<> 오스본 발행인 = 조심스럽게(modestly) 낙관한다.
한국은 경제기본여건(펀더멘털)이 좋고 교육열이 높다.
국제사회에 약속한대로 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본다.
<> 박 원장 = 지난해 11월이후 한국이 무엇을 잘못해 이같은 위기을
맞았는지 의문스럽다.
지난 몇개월간 우리는 기업 구조조정, 은행제도의 개혁,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등을 추진했다.
이는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을지 모른다는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그당시 무엇을 잘못했는가.
<> 오스본 발행인 =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변하고 외국자본들이 철수하기
시작한 것은 일종의 "러쉬" 현상이었다.
95년 멕시코 페소화 폭락사태때도 외국 자본들은 줄줄이 철수했다.
그러나 또다시 러쉬를 이루며 돌아오고 있지 않는가.
<> 박 원장 = 그러나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발행시 프리미엄이 리보
(런던 은행간금리)에 6%포인트나 붙었다.
우리가 그렇게 대접받을 정도였는가.
<> 오스본 발행인 = 프리미엄은 국제자본시장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매겨졌단 의미다.
<> 박 원장 = 시장이 항상 합리적이지는 않다.
태국의 외환위기가 동남아로 번지면서 한국은 부당하게 피해를 입었다.
<> 오스본 발행인 = 국제 자본시장에는 5백70여개의 기관투자가들이 있다.
그들이 모두 한국 국채의 값을 그렇게 매긴데는 한국경제가 그만큼 채무
불이행가능성이 높았던 때문이다.
거기에는 한국외채의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즉 지나치게 단기화돼 있었다.
<> 박 원장 = 그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자본시장이 대체로
단기화된 때문이다.
런던 금융시장의 경우에도 그렇지만 선물이나 옵션 등 단기성 파생상품들이
발달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에 유동성을 높여주지만 동시에 금융거래를 단기화시키고 있다.
다른 문제로 넘어가자.
IMF이행프로그램이 한국경제에 적합하다고 보는가.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그런 비판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IMF 덕분에 한국은 다시 세계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수 있었다.
<> 박 원장 = 리보나 미국 재무부채권에 비해 5%포인트이상의 프리미엄을
줘야 했던게 우리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다.
외환위기 이전에 한국채권의 프리미엄은 0.6%포인트나 0.7%포인트 정도였다.
그런데 외환위기가 왔다고 해서 프리미엄이 10배이상 뛰었다.
세계 자본시장이 한국에 너무 가혹하게 대하고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세계 자본시장이 잘못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한국 기업들은 지나치게 차입의존도가 높지 않은가.
이 때문에 기업을 사고 팔 수 있기 위한 자본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고 유동성이 떨어진다.
<> 박 원장 = 그점은 동의한다.
한국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평균 4백%를 넘고 있으며 이점이 구조조정을
더디게 하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량기업들은 연 9~11%대의 우대금리를 적용받았고 일반 기업들도
자금조달금리가 연 12~13%인데 환율이 급등한 이후 이 금리가 2배이상
높아졌다.
외환안정을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자니 기업들의 도산이 이어지고 구조조정이
늦어지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한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더디게 진행된다.
일부 대그룹은 전자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 무리하게 자동차산업에도
나서고 있다.
자금난에 처한 대형건설업체도 처리하지 못하는 등 미온적이지 않는가.
<> 박 원장 = 대그룹들이 여러 사업분야에 진출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다각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물론 과도하게 사업분야를 확장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기업 구조조정의 속도와 규모가 외국인 투자가들이 요구하는 정도까지 되고
있지 않다는데는 동의한다.
삼성중공업은 중장비사업부문을 볼보에 파는 등 해외자본유치에 적극적이나
외국인들의 투자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 오스본 발행인 = 신규사업진출이 비지니스적 차원이 아니라 정치논리
혹은 정경유착에 의해 이뤄지기도 했다.
<> 박 원장 = 과거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업경영은 투명해졌고 정부정책도 정경유착이 끼어들 여지를 없앴다.
<> 오스본 발행인 =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실업률이 7%에 육박해 노동자들의 동향이 걱정스러운데.
<> 박 원장 =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노동계는 김대중대통령을 지지한다.
또 그동안 임금이 상당히 높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고통분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 오스본 발행인 = 한국의 위기극복노력에 영향을 줄 주변국 상황은 어떻게
보는지.
<> 박 원장 = 중국동향이 가장 큰 관심이다.
중국은 수출확대를 위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가능성이 있다.
주변 압력 때문에 평가절하를 하지 못할 경우에는 수출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
일본 경제동향도 관심거리다.
자산디플레를 지속하고 있고 금융시스템도 불안한 상황이 아닌가.
<> 오스본 발행인 = 중국은 매우 크고 다소 불안정한 경제체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적 경제적으로 활발한(volatile)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른 이머징마켓(신흥시장)들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경우 정정불안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붐을 이루고 있다.
홍콩은 달러화 연동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홍콩달러의 평가절하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
<> 박원장 = G8 재무장관들이 에딘버러에서 모여 동남아 경제위기의 교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 오스본 발행인 = 자세히 모르겠다.
재무장관회담에서 유로화 통합문제도 논의되나본데 개인적인 견해로는 모든
유럽의 경제환경이 달라서 통합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정리=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