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산업계에서 새로운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21세기를 주도할 "콘텐츠혁명"이다.

문자혁명이나 산업혁명에 비견될 정도로 그 위력은 대단하다.

외국에서는 이미 콘텐츠산업이 핵심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가가치가 가장 높으면서도 고도의 성장산업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하나로 부를 창출할 수 있으며 공장도 필요없는 산업이다.

각광받는 것은 영화 음반등 기존 콘텐츠만이 아니다.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등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존 문화산업계는 물론이고 유통업계 레저업계 전자업계등도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제 기업의 고유 영역은 사라지고 있으며 모두 콘텐츠업체로 변모하고
있는 느낌이다.

국내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분야는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보다 정교한 스토리만 만들어낸다면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왕국이 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은 다른 문화산업 분야에 비해 산업 연관효과가 높은 편이다.

최근 국내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만해도 "녹색전차 해모수"(대원동화)
"해상왕 장보고"(S미디컴) "영혼기병 라젠카"(투니버스) 등 다양하다.

삼성영상사업단 금강기획 등 대기업도 애니메이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못지 않게 캐릭터시장도 규모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단순한 만화주인공에서 벗어나 동물 탤런트 코미디언등으로 소재가 다양화
되고 있으며 참여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에버랜드 등 테마파크들이 캐릭터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등 일부 백화점도 이 사업에 뛰어 들었다.

일본캐릭터 천국이던 시장에 점차 우리캐릭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이디어와 두뇌산업의 총아로 불리는 게임산업도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게임산업은 특히 한국의 국가적 특성에 적합하며 우리 국민 정서에 맞는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임소프트산업엔 95년부터 삼성영상사업단 LG소프트등 대기업들이 앞다퉈
진출, 시장을 활성화시켰다.

중소게임 개발사도 2백개이상이 생겨 잇따라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해외수출도 매년 2백%씩 늘고 있다.

PC게임과 비디오게임에서 벗어나 통신게임과 인터넷게임 등으로까지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홍길동 아마게돈 둘리 임꺽정 귀천도 등 애니메이션과 극영화는 개봉과
함께 게임소프트웨어로 개발되는 것이 일반화되는 추세이다.

역으로 게임으로 히트한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되고 있다.

최근엔 애니메이션 게임소프트 등 국내에서 만들어진 일부 콘텐츠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고 있고 외국과 공동제작도 추진되고 있다.

유원지나 테마파크를 이용한 유원산업도 새 콘텐츠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각종 첨단 놀이기구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학습 콘텐츠, 상품정보 콘텐츠, 공연정보 콘텐츠 등도 새로운 산업
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도 첨단 영상산업을 중점 육성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영화를 전문적으로 제작하기 위해 만든
서울종합촬영소를 종합영상지원센터로 전환하고 애니메이션 지원센터(만화의
집)를 설립할 예정이다.

영상물 제작 재원확보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영상전문투자회사를 세우고
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 등에서 만화및 게임스쿨을 육성할 방침이다.

벤처빌딩 조성등 범정부차원의 창업지원과 외국합작으로 해외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다.

물론 걸림돌도 많다.

일본 대중문화시장 개방문제,외국업체 투자확대, IMF에 따른 자금경색 등이
국내 콘텐츠업계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SKC가 영화 비디오사업에서 손을 뗐으며 디지탈미디어가 영화배급업사업을
포기하는 등 일부 대기업들이 철수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부처이기주의로 인해 정책적 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콘텐츠산업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우선순위에서
항상 뒤로 밀려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콘텐츠산업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어떤 면에선 우리민족이 가진 우수한 역량에 대한 투자라고 할수도 있다.

문제는 사회적인 분위기다.

문화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며 문화는 상품이고 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지금 콘텐츠를 외면하면 우리에게 21세기는 없다.

문화산업의 토양인 상상력과 개성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사회풍토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