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과 눈동자로 작동되는 출입문 자물쇠. 사무실 내부에 거미줄처럼 얽힌
적외선 감시장치. 1도만 올라가도 울리는 온도경보기. 물 한방울도 감지해
내는 무게센서"

얼마전 국내에서 개봉된 "미션 임파서블"이란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
중앙정보부(CIA) 컴퓨터 터미널실에 사용된 보안기술들이다.

복잡한 암호를 넣어야만 컴퓨터가 켜지는 것은 물론이다.

단 한사람 지정된 기술자만 사용할수 있도록 돼있다.

다른 사람은 도저히 사용할수 없을 정도로 철저한 보안장치를 갖췄다.

이처럼 컴퓨터에 여러 겹의 보안장치를 다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다.

컴퓨터이용이 늘고 중요한 정보를 컴퓨터에 보관하는 것이 일반화된 요즘
정보보안은 곧 컴퓨터보안이라 일컬어질 정도가 됐다.

정보화가 진전될수록 정보보안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전망이다.

보안기술 수준도 발전하게 된다.

초창기에는 단순히 전산실의 출입을 통제하면 그만이었다.

컴퓨터를 직접 만지지 않고서는 필요한 정보를 빼낼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컴퓨터통신이 발달하고 인터넷 보급이 늘어나면서 이런 것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됐다.

통신망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회사나 기관의 컴퓨터에 들어가
자료를 빼내거나 못쓰게 만들수가 있어서다.

컴퓨터보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해킹이 바로 이것이다.

바다건너 이역만리 독일의 학생 해커가 한국 대기업의 컴퓨터에 들어가
신규사업계획이나 기술개발결과 등 비밀 정보를 빼가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
하다.

그렇다고 컴퓨터를 안쓸수는 없는 일이다.

컴퓨터를 안전하게 사용할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는 것이 정보보호산업이다.

그 범위는 전산실 출입문을 잠그는 자물쇠에서부터 최첨단의 암호장비까지
매우 넓다.

대기업 전산실에서 일반 가정의 학생까지 수용자도 다양하다.

시장전망도 밝은 편이다.

세계 정보보호시장은 지난해 3백34억달러에서 2002년 6백77억달러로 2배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정보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에서 6.4%로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여서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성장속도는 무척 빠를 것으로 예측된다.

정통부는 지난해 국내 정보보호산업 시장규모를 약 5천4백만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것이 2002년에는 26억달러선으로 커질 것이란게 정통부 예측이다.

5년만에 50배정도가 된다는 이야기다.

현재 국내시장에서는 백신과 침입차단시스템(방화벽.Fire wall)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보보호용 제품이다.

백신은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가 국내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침입차단시스템
은 수입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국내 벤처기업 개발제품이 시장을
넓혀 가는 추세다.

안철수연구소는 기존 데스크톱 PC용 컴퓨터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인
"V3프로97"의 기능을 강화한 "V3프로98"과 유닉스 운영체계를 사용한 컴퓨터
에 쓸수 있는 "V3유닉스", 인터넷용인 "V3웹" 등 3종의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치료속도 및 정확성이 높아져 빠르고 정확한 복구가 가능하다.

특히 국내에서 발견된 모든 바이러스를 포함해 총 5천여종의 바이러스를
진단해 내며 최근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모든 국산 및 외국산 바이러스에
대해 1백% 진단.치료기능을 갖췄다고 이회사는 밝혔다.

오는 6월에는 서버용인 "V3 E-메일"을 내놓을 예정이다.

벤처기업인 아이에스에스도 인터넷을 통해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검색,
치료하는 백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상품화했다.

침입차단시스템은 외부에서 해커가 침입하는 것을 막아준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나 인터넷 서버를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대부분 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이버텍홀딩스 삼양데이타시스템등 20여개 업체가 외국제품을
수입, 공급중이다.

국산제품으로는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의 "수호신", 한국정보공학의
"인터가드", 대정정보통신의 "DJFW", 켁신시스템의 "화랑" 등이 나와 있다.

또 테라 숭실대 지란지교등도 곧 독자개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용자 인증시스템으로는 켁신시스템 이니텍 백두정보기술 한국정보공학
대정정보통신등이 독자개발제품을, 데이터게이트인터내셔널 다스콤코리아
한일정보통신 등은 수입제품을 공급중이다.

전자상거래(EC)가 확산되면서 암호제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정보를 암호화해 다른 사람이 빼가더라도 내용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2가지 방법이 이용된다.

시큐리티테크놀로지스 백두정보기술 신테크 미래산업등은 독자개발한
암호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동부정보기술 시스코 다스콤코리아 등은 수입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필수적인 인증사업은 비자카드와 데이콤 한국통신 등이
추진하고 있다.

비자카드와 데이콤등은 안전전자상거래 국제표준인 SET1.0을 적용한
전자상거래 시범서비스에 나섰다.

이들은 3개월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니텍 소프트포럼 장미디어인터내셔널 등도 전자상거래 인증사업을
제공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들 컴퓨터보안관련 업체는 대부분 컴퓨터시스템의 취약성을 분석하는
제품을 공급하거나 분석및 대처방안에 대해 자문해주는 컨설팅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센터는 온라인진단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정보보안 전문가들은 "정보보안의 왕도는 관련자의 철저한 관리"라고 입을
모은다.

아무리 뛰어난 시스템을 설치하더라도 시스템 운영자가 소홀히 하면 아무
쓸모가 없다.

사소한 부주의가 엄청난 정보누설을 초래할수도 있다.

"미션 임파서블"에서도 CIA컴퓨터에 수록된 비밀요원 명단은 결국 흘러
나갔다.

< 정건수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