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부자재 납품업체로부터 접대를 받지말고 우리가 접대한다"

"납품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평균 7일내 지급한다"

반월공단내 동일제지(대표 정영섭)가 벌이는 납품업체 우대전략이다.

이 회사는 경영여건이 매우 어려웠던 지난해 환차손과 공급과잉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비교적 괜찮은 경영성과를 일궈냈다.

매출 3백67억원에 당기순이익 26억원.

골판지원지업체중 극히 드물게 흑자를 기록한 것.

동종업계 대부분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 회사는 고지로 골판지 표면지를 만든다.

쓰레기더미같은 고지를 팔기위해 공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에게 식사를 대접받는게 금지돼있다.

물건을 팔러온 사람들에게 오히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한다.

결제조건도 파격적이다.

1일부터 10일까지 납품한 것은 그달 15일에 온라인을 통해 현금으로
입금한다.

11일부터 20일까지는 25일, 21일부터 말일까지는 다음달 5일 결제한다.

불경기로 현금에 목마른 납품업체로선 샘물과 같은 존재다.

납품업체들은 은혜를 잊지 않았다.

최고급 지질의 고지를 공급했다.

질이 낮으면 골판지원지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동일제지는 양질의 고지를 공급받아 생산성을 높일수 있었다.

납품업체들은 국산고지 수집이 원활하지 못할때도 최우선적으로 이 회사에
공급했다.

이에따라 국산고지 사용비율이 95%나 됐다.

타사들이 60-90%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사태가 터졌을때 진가를 나타냈다.

수입고지 사용이 적다보니 환차손피해가 거의 없었다.

또 이 회사는 작년을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40.7%에 불과하다.

보통 수백%에 달하는 동종업체들과 큰 차이가 있다.

낮은 부채비율도 순익을 올리는데 보탬이 된 것은 물론이다.

동일제지는 올매출이 작년보다 64%나 늘어난 6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초 골판지원지가격이 지종별로 40-50% 올랐기 때문.

게다가 설비보수로 하루 생산량이 5백t에서 5백50t으로 늘어난 것도 한
이유가 된다.

납품업체 종사자와 종업원을 한 가족처럼 대하는 동일제지가 올핸 어떤
경영성적을 올릴지 주목된다.

< 김낙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