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에는 세가지 주목할만한 변화가 일고 있다.

전단위의 호가가 사라졌고 종합금융사가 달러화를 내놓고 있다.

또 매매기준율보다는 전날 종가가 더 의미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단위 호가는 작년말까지만 해도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올들어선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3월들어선 지난 9일 싯가가 1천6백35.10원으로 전단위 호가를 기록했을
뿐.

외환딜러들은 "일일 환율변동폭이 몇십원씩 되다보니 전단위 거래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날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화 가격을 가중평균한 수치인 매매
기준율은 전단위로 고시되고 있다.

이에따라 매매기준율을 기초로 산정되는 고객 현찰 매매율도 전단위 값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매매기준율은 그날의 환율거래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다.

딜러들은 요즘 환매매가 매매기준율보다는 전날 종가기준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13일을 예로 들어보자.

이날 매매기준율은 1천5백63.30원이었다.

전날 종가는 1천5백45원.

13일 외환시장은 1천5백40원에 첫 거래가 이루졌다.

매매기준율보다는 종가에 근접해 있다.

외환딜러들은 이를 "환거래가 거래일에 구애받지 않고 연속적인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일부에서 대고객 매매환율도 전날 종가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매기준율은 요즘 전날평균이라는 뜻으로만 받아들여진다.

그런가 하면 최근들어선 종금사도 외환시장에 달러화를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들은 "종금사들은 작년 하반기이후 만성적으로 차입만 해오던 기관
이었다"며 "그러나 요즘들어선 달러화를 조금씩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외환시장에 달러화가 풍부한 상태라는 얘기다.

특히 일부 종금사들은 "3월대란"을 의식, 그간 집중적으로 달러를 매집
했으나 단기외채의 만기연장으로 환율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를 풀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