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6월중 나타났던 화려한 "외국인 장세"가 다시 펼쳐질 수
있을까.

올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살아나면서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의 하루평균 매수규모가 지난해 5~6월과 비슷한데다 지난해
하반기중 한국증시를 떠났던 장기투자자들도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하고
있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 외국인 왜 사나 =외국인들은 지난해 폐장일이었던 12월27일부터
7일까지 개장일기준 5일 연속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순매수 규모가 이미 3천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주식매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원.달러환율이
하락할 것을 예상한 환차익 기대감이 높고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는데다
<>수출호전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동근 HG아시아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은 한국이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위험에서 벗어남에 따라 달러당 1천7백~1천8백원선에 머무르고 있는
원.환율이 1천2백원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환율을 산다는 차원에서 한국주식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영교 대우증권 국제영업팀장은 "원.달러환율이 크게 오르고 주가는
떨어져 달러화표시 주가는 매우 싸다"며 "환차익외에 시시차익을 노린
주식매수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권오순 한누리투자증권 투자분석부차장은 "지난해 일본 엔화와 싱가포르
달러는 20%정도 하락하는데 그쳤으나 한국 원화는 1백%나 폭락했다"며
"이같은 환율차이로 인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조선 전자부품
등에 외국인 매수가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 외국인 매수 지속될까 =외국인 매수가 아직은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입질"에 그치고 있으나 오는 13일 S&P와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경우 외국인매수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최근 외국인 매수는 발빠른 일부
헤지펀드와 홍콩계자금이 주도하고 있다"며 "미국의 뮤추얼펀드같은
장기자금도 일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투신 관계자는 "미국의 연기금등은 한국주식을 사기 위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도록 S&P와 무디스에
요청하고 있다"며 "올들어 기업방문에 나서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만큼
신용등급이 올라갈 경우 외국인매수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증시전망 =외국인 매수가 지수관련 대형우량주와 재무구조가 좋은
일부 중소형주에 집중되면서 주가차별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는
5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매수가 지난해 5월13일~6월17일중 약 1조원 가량 집중되며
종합주가지수가 672.10에서 792.29로 120.19포인트(17.9%)나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5~6월에는 외국인이 살 때 기관들이 대량매도에 나섰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기관들도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어 주가상승폭은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중실세금리가 25%를 웃돌고 있어 기업의 부도위험이 가시지
않고 있으며 지수는 오르나 주가는 떨어지는 종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외국인장세에선 외국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한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