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읽은 한 신문칼럼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한국에 왔다가 한국이 좋아서 아예 국적을 바꿔 사는 외국인들이 점차로
한국을 빠져나간다"는 기사였다.

그들이 한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과거의 한국인에게서 느끼는 따뜻한
정과 인간미를 이제는 느낄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춥고 배고팠던 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 힘들었던 시절에도 서로 베풀줄 알고 아픔을 서로 나눌줄 아는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소득 1만달러 시대라며 외쳐대지만 마음의 여유는 더 없어지고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것만 챙기고 주장해오지 않았는지 반문해 본다.

며칠전 우리는 작금의 난국을 타개하고 21세기를 이끌어나갈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전직 두 대통령의 사면과 더불어 지역 이기주의와 계파간의 파벌도 모두
역사의 저편으로 던져버리고 온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새롭게 도약해야 할
때다.

잘못된 것은 고치고, 우리에게 안 맞는 것은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자.

그리하여 우리에게 알맞은 혼과 얼이 담겨 있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태어나자.

서서히 끓는 물에 있는 개구리는 자기도 모르게 죽어간다고 한다.

우리가 그런 개구리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주위를 둘러보고 현실을 직시하자.

일제 침략기에서도 우리가 살아남을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것을 찾고 계승 발전시킨다면 우리의 경제도 자연히 살아
남으리라 생각된다.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자.

다시 한번 신바람나게 뛰어보자.

그래서 나갔던 외국인들이 다시 우리나라를 찾을수 있게끔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서로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그러한 터전을 다시 만들어 보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