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하고 있는 깡통계좌 속출사태는 투자자들에게 손절매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6일이상 연속하한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2백70여종목에 이를 만큼 매물만
쌓이면서 깡통계좌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매수가 전혀 없는 연일폭락사태는 처음 겪는 일"(LG증권 김선익
대전지점장)이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 담보부족및 깡통계좌사태 =28일 현재 깡통계좌를 포함한 담보부족계좌수
는 3만9천6백25개에 이른다.

이중 주식을 모두 처분해도 신용융자금을 갚을수 없는 깡통계좌는
1만1천9백97개이다.

깡통계좌의 부족금액,즉 정리시 투자자들이 추가로 갚아야 할 모자라는
돈만해도 1천7백13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로 깡통및 담보부족계좌를 정리하고 있으나 깡통계좌수
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 연속하한가종목 특징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과 금융 건설을 포함한
내수업종주식에 하한가가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지난 1주일(24~29일)내내 하한가가 이어진 종목은 2백68개 종목.

깡통계좌를양산한 주범이다.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평을 듣고있는 일부 종목은 최고 12일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7~8일 연속하한가 종목도 셀수 없을 만큼 많다.

금융기관수술이 임박해지면서 부실채권이 많은 상당수 종합금융사들이
9일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건설 은행 금고 증권등 대부분 금융기관도 7일연속 하한가로 밀렸다.

내수의존도가 높은 내구성 소비재를 판매하는 회사와 IMF구제금융지원이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도 하한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매체결률이 극히 낮아 환금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 투자자 손실 =끝이 보이지 않는 하한가 행진으로 투자자들은 완전히
넋을 잃었다.

동양증권 강남지점의 한 투자자는 지난 21일 은행주와 건설주를 신용매입한
이후 지금까지 연일 하한가로 "깡통"이 됐다.

24일부터 하한가매도주문을 계속 냈으나 수십주씩만 거래돼 손절매조차
불가능했다.

여섯번이나 담보부족금을 메워넣으며 주가상승을 기다렸다는 대전지역
투자자는 연일 폭락사태에 두손 들고 말았다.

더이상 넣을 돈도 없고 증권사에서 매일 반대매도주문을 내고 있으나 아직
까지 정리되지 않고 있다.

각 증권사 감사실에는 투자자들의 항의와 호소가 담긴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할테니 반대매매를 연기해달라"고 호소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도 없는 처지다(대우증권 감사실
관계자).

지난 10월 신용융자기간 연기로 결국 투자자 손실만 커졌기 때문이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