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의 장래는 경영자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탁월한 회장이나 유능한 사장이 있는 회사가 밝은 미래를 열 수 있다.

모든 직원들이 열심히 뛸 수 있도록 등을 두드려주는 일도 경영자의
몫이다.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주변여건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영자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미국자동차회사인 크라이슬러가 되살아난 것이나 GE가 세계 제1의 기업으로
우뚝 선 것도 아이아코카나 잭 웰치같은 유능한 경영인이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든 기업이 보다 나은 인재를 양성하기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일진그룹(회장:허진규)은 유능한 경영인을 길러내기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주목을 끌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경영자후보(FTM)제도가 바로 그것.

이 제도는 일찍부터 경영자가 됨직한 후보들을 선정, 철저한 교육을 통해
능력있는 경영인으로 키워가는 시스템이다.

<> 내용과 선정방법 : 미래의 경영자가 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직원을 선정, 2년간의 교육을 통해 경영자후보로서 양성한다.

선정대상은 차장급부터 이사까지.

차장이나 부장은 임원후보로, 이사는 본부장이나 사장후보로 삼고 교육을
시킨다.

후보는 인재종합평점 B이상을 받아야 하며 본부장추천을 통해 회장의
승인을 얻어 선발된다.

경영자가 될 만한 업무능력, 국제화 및 세계화감각, 어학실력 및 기타
자질 등이 선발기준이 된다.

지난해 뽑은 1기생후보는 모두 13명이다.

이들은 한국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21세기 경영자양성과정특별교육을
받는다.

회사안에서 실시되고 이는 이 교육은 격주 토요일에 8시간강의로 진행된다.

격주토요일이지만 맡은 일을 하면서 하루종일 강의를 들어야 하는 만큼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허진규 그룹회장은 가끔 강의장에 들러 경영수업를 받는 직원들을
격려한다.

강의내용은 경영 및 경제일반, 재무, 회계, 인사, 조직, 마켓팅, 생산관리,
국제경영 등이다.

경영자로서 알아둬야 할 만한 내용이 모두 포함돼있다.

강의는 사례연구중심의 실무교육이 주를 이룬다.

교과서에 적혀있는 이론만으론 거친 환경을 헤쳐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해외연수와 국내 다른 기업연수도 포함돼있다.

작년말에 선발된 1기생들에 대한 2년간의 실무 및 현장교육이 끝나면
1~2년정도 기간을 두고 제2기생을 선발한다.

교육중간에 고과나 업적 또는 교육이수실적 등을 토대로 후보들을 교체할
수도 있다.

<> 성과 : 경영자후보들은 자신이 해보지 못한 분야의 업무를 익힐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인사나 관리분야에서만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들은 마켓팅이나
국제업무에 어두울 수 있다.

경영자후보교육과정이 이같은 단점을 보완해준다.

종합적인 경영능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경영자후보들은 교육을 받으면서 기업경영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다.

회사간 또는 같은 회사안에서 부서간 협조가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전혀 다른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육받는 과정에서다른
직종이나 부서의 어려운 점을 이해하게 돼 업무협조가 원할해질 수 있다.

조직활성화도 회사가 기대하는 부분이다.

경영자후보가 됐다고 해서 그 개인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단 잠재력을 공인받게 된다.

역량있는 인재를 부상시킴으로써 능력위주의 발탁인사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회사는 이런 인사관리제도가 조직에 새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운영 계획 : 차장부터 이사를 대상으로 한 경영자후보제도를 과장이하
직급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른바 FTM 쥬니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다 젊은 직원들을 경영자후보로 기른다는 구상이다.

FTM쥬니어는 2년이상된 대리나 과장중 각 부문에서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

선발인원은 각 부문별로 10여명씩 총 43명이다.

이들은 중간관리자로서 필요한 소양이나 업무교육 나아가 경영자후보로서
필요한 수업을 받게 된다.

이들 쥬니어후보는 정규후보들보다 장기교육을 받게 된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