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봉고는 탄생하는가"

80년대초 좌초 위기를 "봉고 신화"로 넘겼던 기아그룹이 이번에도 "제2의
봉고 신화"를 창조해 회생할수 있을까.

기아그룹이 부도위기에도 지난 7일 세피아II의 신차발표회를 갖는 등 신차
투입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나서자 기아의 신차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그룹이 제2의 봉고로 기대하고 있는 차종은 대체로 4가지.

준중형 승용차 "세피아II"를 비롯해 9월 투입할 왜건형승용차 "파크타운",
10월 생산에 들어가는 국내 첫 정통 미니밴 "KVII" 등 기아자동차의
세 차종과 아시아자동차가 9월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지프형자동차 "레토나"
등이 대표 차종이다.

<> 세피아II =7일 보도발표회를 가진 이 차는 12일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세피아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다.

이 차의 특징은 실내가 훨씬 넓어졌다는 것.

기아가 내세우듯 실내는 중형급처럼 느껴질 정도로 넓다.

성능도 기존 세피아에 비해 훨씬 나아져 조종성이 뛰어나며 실내에 전해오는
소음도가 크게 개선됐다.

외관은 라운드 스타일로 간단 명료하다.

국내 처음으로 가변비례 제어밸브 타입(VFS) 방식의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변속성능을 향상시켰으며 변속쇼크를 줄였다.

<> KVII =기아그룹이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차종이다.

국내에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1.5박스 스타일의 정통 미니밴으로 크라이슬러
의 "카라반"이나 포드의 "윈드스타"와 같은 유형이다.

바로 맞부딪치는 경쟁모델이 없다는 점이 80년대초 봉고 히트의 배경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제2의 봉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천7백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이 미니밴은 차의 높이가 성인남자의 평균키인
1m73cm, 길이는 크레도스보다 긴 4m89cm다.

미니밴답게 편의성이 높아 좌석을 옆으로 젖힐 경우 운전석및 조수석에서
뒷좌석으로 걸어 이동할수 있으며 맨뒷좌석인 3열시트를 1열까지 끌어당길수
있어 화물적재때도 편리하다.

기아는 우선 올해 7인승 9인승 두가지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며 내년에
5인승을 추가할 예정이다.

<> 파크타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중형급 왜건형승용차다.

현대나 대우가 준중형급 왜건형승용차를 갖고 있으나 파크타운은 중형승용차
인 크레도스를 기본으로 만들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8월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크레도스 생산이 밀려 9월로
출시일정을 늦췄다.

전폭은 기존 크레도스 세단과 같지만 전장이 4m76cm, 전고가 1m51cm로
크레도스보다 각각 5cm와 11cm가 커졌다.

따라서 몸집이 크레도스 세단보다 월등히 커 보인다.

미니밴 정도로 느껴질 정도다.

기아가 지난 5월 서울모터쇼에 내놓았던 왜건형승용차 "배거본드"는 단순한
컨셉트 모델이며 이 차와는 다르다.

<> 레토나 =지난해 쌍용과의 치열한 경쟁을 물리치고 차세대 군기동장비로
선정된 "J-7"의 민수용 모델이다.

9월1일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그동안 지프형자동차 시장에서 록스타 한차종으로 고전해온 아시아자동차의
꿈나무다.

이름을 "자연으로 돌아가자 (Return to Nature)"에서 따왔듯이 변형이
아닌 정통 지프형 자동차다.

배기량은 2천cc로 1백55km의 최고시속을 내며 최고출력은 1백39마력이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