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활서비스로 업계의 리더자리를 지켜 나간다"(LG25)

"매장의 대형화와 연중 바겐세일로 승부를 건다"(해태수퍼마켓)

"각종 고객보상제로 신뢰를 쌓는다"(E마트)

편의점과 슈퍼마켓계 할인점업계의 선두주자들인 LG25 해태수퍼마켓
E마트가 각각 내걸고 있는 필승마케팅전략이다.

각사의 전략은 하나같이 동종 경쟁업체들이 미처 하지 못했던 독특한
것들이다.

이들 3사는 차별화를 성공마케팅의 키워드로 사용하고 있다.

<> LG25

지난 2월 어느날 LG25는 색다른 발표로 매스컴을 장식했다.

전국 4백여개의 자사 점포에서 공공요금수납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아무때나 LG25 점포에 가면 전기요금과 TV시청료를 낼수 있는 이
조치는 생활편의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고객들을 끌어들여
매출도 올리고 회사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고안됐다.

LG25는 이처럼 경쟁사가 등한시하는 각종 생활서비스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패션명함을 제작한다든가, 사진현상서비스를 하고 꽃배달도 해준다.

문화공연티켓도 판매하고 스키장비를 빌려 주는 등 상품판매라는 본연의
업무를 넘어 15종류의 생활편의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점포전략도 남다르다.

"지역1번지출점" 전략은 LG25만의 전략중 하나다.

이 전략은 어느 상권중 장사가 가장 잘되는 대로변이나 사람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곳에 점포를 내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곳은 임대료가 비싸 점포개설비용이 많이 든다.

초기투자비용은 훨씬 많이 들지만 일단 장사를 시작하면 빠른 시일내에
본전을 충분히 건질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사들의 "저비용 다점포"전략과 차별화된다.

경쟁사들은 한 점포당 투자비를 줄이면서 점포를 많이 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업계에서 유일하게 점주에 대한 판매기회손실 보상제도를 운영, 물건이
없어 못팔거나 상품배송시간이 늦어지면 이로인한 손실은 본사가 1백%
보상해 주고 있다.

일반소비자도 중요하지만 1차고객인 점포주인에게 판매의욕을 북돋워줌으로
써 회사의 전체매출을 늘려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LG25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7월말 현재 편의점업체중 가장 많은 4백30개 점포를 개설한 LG25는 앞으로
생활서비스를 더 많이 실시하고 편의점 특성에 맞는 상품을 개발, 업계
선두자리를 계속 지켜 나갈 계획이다.

LG유통의 김홍석 편의점상품대리는 "앞으로 가스요금이나 휴대폰전화요금
수납서비스도 추가하고 편의점특성에 맞는 김밥같은 간편식을 집중 개발하는
등 차별화로 계속 승부수를 띄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해태수퍼마켓

매장의 대형화를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다.

고객의 원스톱쇼핑을 위해 기존의 소형점포나 경쟁력없는 부실점포는
과감히 정리하고 평균 3백~4백평규모의 대형매장을 내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경쟁업체들도 이 전략을 쓰고 있지만 해태수퍼가 이 전략을 선도했다.

매장의 대형화는 야채나 과일같은 생식품을 풍성하게 진열하는 상품전략과
연결시키고 있다.

물건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줘 고객을 많이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다.

슈퍼마켓은 자질구레한 생필품을 사는 곳이라는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
일반 생활용품등 공산품도 많이 갖다 놓고 있다.

해태수퍼는 업계에서 새로운 서비스들을 가장 먼저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가장 먼저 하면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는다"는 마케팅선도자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

지난 3월부터 그동안 행사및 쇼핑정보지를 배달신문 사이에 끼워 돌리던
방식에서 탈피, 이를 고객들에게 DM으로 직접 보내고 있다.

업계 처음으로 판촉효과를 높이면서 고객들로 하여금 "이 회사가 나를
이만큼 생각해 주는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해 단골로 만들수 있다는 판단
에서였다.

지난 1월에는 또 업계최초로 고객포인트제도를 도입, 고객카드인
"플러스원카드"로 쇼핑할 경우 1천원단위로 점수를 부여해 누적점수에 따라
사은품을 지급하면서 우수회원으로 특별 관리하는 것이다.

당시 이 제도는 다른 업종에서는 일반화됐지만 슈퍼마켓분야에서는 처음
이었다.

지금은 LG수퍼마켓등 경쟁사들도 실시중이다.

또 슈퍼마켓들이 전파광고를 하지 않는 풍토에서 작년 1년동안 라디오광고를
실시, 인지도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판매전략에서는 지난 6월부터 유제품 과자 세제류등으로 상품군을 나눠
10일 단위로 기획판매행사를 월 2회 실시하고 매달 20일부터 29일까지는
정기바겐세일을 실시중이다.

한달내내 세일을 실시하는 셈인데 이는 할인점고객을 빼앗아 오겠다는
공격적인 판매전략이다.

앞으로는 다른 슈퍼마켓은 물론 할인점도 경쟁상대로 인식, 할인점가격과
경쟁할수 있도록 노마진판매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슈퍼마켓부문을 담당하는 채규종 해태유통영업2본부장은 "매장의 대형화
전략을 지속해 나가면서 저렴한 PB상품을 확대해 다른 업태에도 대응할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 E마트

신뢰마케팅을 핵심전략으로 쓰고 있다.

다양한 고객보상제로 믿고 살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마케팅
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이 구입한 상품이 마음에 안들거나 바꾸고 싶을때 구입날짜에 관계없이
영수증만 있으면 무조건 현금으로 환불하거나 타상품으로 교환해 주는
"불만상품교환환불제"를 지난 5월말부터 실시중이다.

또 카운터에서 계산이 잘못됐을 경우 5천원을 보상해 주는 "계산착오
5천원보상제"도 5월에 도입했다.

최근에는 신선도만족책임제를 도입, 제조업체가 정한 상품유통기한의
절반기간을 자체유통기한으로 설정해 취급상품의 신선도를 보장하는 고객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는 고객 감동은 물론 경쟁업체에 대해 E마트의 차별화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E마트는 점포개설에서 자기건물을 새로 지어 쓰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기존의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8개 점포중 5개가 임대점포로 초기 투자비용을 가능하면 적게 해 실제
영업시 가격할인폭을 좀더 유연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와함께 수도권에 도넛형 체인망구축을 위해 주거지역과 동떨어진 공단
지역에도 점포를 내고 있다.

안산점을 주거지역이 아닌 안산공단내 복지회관에 개설, 아파트촌이나
주거밀집지역에 점포를 내는 할인점업계의 전통을 깼다.

취급상품수에서는 식품과 비식품의 비율을 4대 6으로 해 다른 일부 할인점
(약 3대 7)에 비해 식품비중을 높였다.

최대구매층인 주부등 여성고객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에서다.

또 생필품과 기호상품중 회전율이 높은 PB상품을 적극 개발중이다.

"E플러스" 우유가 대표적으로 엇비슷한 품질에 가격은 가장 싸게 하는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1백20여개의 PB상품을 개발, PB상품수를 크게 늘림으로써 보다 싼
제품을 더 많이 매장에 둘 계획이다.

정오묵 마케팅부장은 "최저가격보상제나 신선도만족제같은 서비스를 더
많이 개발해 고객들에게 가격과 품질에서 믿음을 주는 전략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