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전 청원군의 한 조그만 면단위 중학교에 다니던 친구들이 모여 만든
반창회 모임이 33회다.

전체학년이라야 4학급이 전부였고, 남.녀공학에다 우리반만 남녀
합반이었다.

부강중학교 3학년3반 학생들의 모임이다.

그때만해도 남학생과 여학생이 말이라도 나누면 큰일나는 것으로 알았던
시절.

반대항 체육대회때면 같은반이라는 명분아래 열심히도 응원을해 반쪽
인원으로도 타반에 지지않았고 소풍때나, 체육대회를 빙자해 빵집에서
빵을 사이에 두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던 우리들.

체육시간이면 체육복을 갈아입을 곳이 마땅치 않아 애를먹던 여학생들.

이런 친구들이 고교진학을 하면서 고향에, 청주로, 대전으로 흩어졌고
몇년전부터 모임을 갖고 있다.

모임에는 당시 담임으로 국어를 담당하셨던 장영식 선생님을 꼭 모시곤
했다.

선생님이 97년 2월 건강이 허락지 않아 명예 퇴임을 하셨다.

동료 선생님, 현재의 제자들, 학부형 그리고 22년전의 제자들이 선생님의
퇴임을 축하해주는 정말 영예로운 퇴임식이었다.

고교입시를 앞두고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시며 새벽에 잠을 깨워주시던
선생님, 어린마음의 상처를 달래주며 장미빛 꿈과 희망을 주시던 선생님,
이날 멀리서 잊지 않고 찾아준 친구들.

특히 서울에 김후남, 포항에서온 이인화, 창원에서 올라온 박명실,
인천에서 온 김경란, 매일유업에 근무하는 최인관, 선생님의 뒤를 이어
교편을 잡고 있는 청주 일신여고 마순영, 북인천여중의 윤영진, 청원군
교육청에 근무하는 오철수, 대전철도청의 서광열, 청원군 보건소의 박경용,
청주삼화전기의 김시현, 한양화학부강공장의 정병일, 한국통신의 현장
감독으로 있는 조용규, 그리고 고향에서 사업을 하는 박남필, 김태련,
홍순남 친구들과 함께 가정의 달을 맞아 진정한 스승을 다시한번 생각하며
선생님의 건강이 하루 빨리 완쾌하길 빌어본다.

다음 모임은 선생님이 퇴임후 청소년 수련원을 운영하신다는 강원도
어느 바닷가에서 만나기로 약속하면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