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도의 세계경제를 약간 희망적으로 진단한
경제전망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IMF의 전망은 그러나 낙관적인 진단과 동시에 경제동향에서 최근 감지된
"걱정거리"를 강조하는등 세계경제가 자칫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는 못했다.

국제통화기금이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
Report)"에 따르면 실질국내총생산(GDP)을 기준한 전 세계의 금년도 경제
성장률을 4.4%로 추정됐다.

이 전망은 오는28,29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통화기금의 잠정위원회
이사회를 위해 작성된 것이다.

IMF는 98년도 세계경제 성장률도 금년 예상치와 동일한 4.4%로 전망했다.

이같은 4.4%의 성장률은 4.0%에 턱걸이를 했던 지난해 성장률보다
0.4%포인트가 높다.

또 IMF가 작년 9월에 발표했던 97년도 전망치인 4.2%보다도 0.2%포인트가
상향 수정된 것이다.

지역별 전망에서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개도국 평균치(6.6%)보다
낮을 5.6%정도로 예측했다.

하지만 한국의 불황이 서서히 풀려 98년도엔 성장률이 6%선을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8.3%로 지난해의 8.2%에 이어 8%대의 고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경우 올해도 지난해 비슷한 9.7%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서방선진 7개국(G7)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6%이며 98년에도 이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IMF측은 밝혔다.

G7중에선 미국 영국 캐나다등이 경제성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진국경제는 특히 내년까지 연간 인플레율이 2.5%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30년만에 가장 안정된 물가를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IMF 보고서는 경제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잠재적인 걸림돌로
4가지를 강조했다.

제일 먼저 강조한 변수는 유럽의 통화통합 실현 여부.

EU(유럽연합)의 통합계획이 차질을 빚을 경우엔 국제금융시장이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고 자동적으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IMF측은 분석했다.

EU의 통화통합은 오는 99년1월까지 마무리돼야 하고 그 이전인 내년봄까지
15개 EU국들은 정부의 재정상태등이 통합요건을 충족시키는지를 검증받아야
한다.

이에따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등 EU국 정부들은 재정지출 삭감정책을
밀어 붙이고 있으나 국민들의 반발이 심해 진통을 겪고 있다.

IMF가 두번째로 불확실한 변수로 내세운 것은 미국의 주식시장.

올들어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가지수는 사상최고를 경신해 왔고 일부에선
과열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주가가 소폭의 하락조정만 보일지 아니면 폭락세로 돌변할지
여부에 따라 미국대륙의 경제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세번째 변수는 신흥공업국에 대한 선진국들의 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될지
여부.

지난 한해동안 신흥공업국에 유입에 투자자금은 모두 2천5백50억달러로
사상 최고액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와 내년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IMF의
판단이다.

마지막 걱정거리는 개도국의 부실금융.

아시아 개도국과 구소련권 나라의 금융시스템이 부작용을 일으키며 은행등
금융기관들의 부실로 파급효과가 커지고 있는 점에 대한 IMF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 양홍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