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체들이 브라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지 등에서 발주되는 대규모
공사 수주경쟁에 잇따라 뛰어드는가 하면, 개발형 사업에 나서는 등 해외
건설시장의 불모지인 중남미지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해외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선경건설은 볼리비아
에서 천연가스를 뽑아내 브라질로 수송하는 파이프라인과 가스가압장 등을
건설하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수주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공사는 볼리비아 산타크루스지역에서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레를 잇는
총연장 3천1백km의 천연가스 수송파이프 가스가압장 8개 및 기타 관련시설을
세계은행(IBRD)의 자금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파이프구매 설계 건설비 등을
모두 합쳐 최고 30억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현대건설은 볼리비아 국영석유회사 YPEB사와 브라질 페트로브라스가 공동
발주하는 파이프라인 설치공사중 브라질쪽 6백km 구간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성 검토에 착수했으며, 끝나는대로 페트로브라스사에 사전입찰심사를
위한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는 특히 이번 공사를 향후 중남미지역에서 쏟아져나올 사회간접자본
시설(SOC) 관련 토목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교두보를 삼겠다는 방침이며,
이를위해 외국의 건설업체와 합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선경건설은 이 프로젝트 가운데 가압장 3개를 건설하는 공사에 참여키로
하고 지난달 18일 발주처인 브라질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사에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선경의 경우는 지난해말 멕시코 국영석유회사인 PEMEX사가 발주한 2천4백
60만달러 규모의 탈황회수공장 건설공사를 수주, 현재 공사를 벌이고 있다.

또 중소건설업체인 (주)세아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4천2백만달러
규모의 주택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이를 위해 최근 1만2천여평의
부지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칠레 산티아고시에서 40km가량 떨어진 바닷가 휴양지에 30평형
이상의 고급 단독주택을 지어, 분양할 방침이다.

극동건설은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 중심가에 주상복합건물을 짓기 위한
부지를 선정해놓고 현지 관계자와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협의중이며 이밖에
대우엔지니어링은 멕시코에 현지 법인을 설립, 수주관련 정보수집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가 최근 IBRD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남미시장의 SOC
관련시설로 향후 10년동안 약 6천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분야별로는 <>전력 2천4백만달러 <>교통및 수송 1천4백만달러 <>통신 1천억
달러 <>상하수도 1천2백만달러 등이다.

그동안 국내 건설업체가 중남미시장에 수주한 건설공사는 총 2억7천5백만
달러로 대부분 그룹내 자체공사이며 이중 멕시코가 2억1천만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남미시장은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금융구조가 급격히
개선되고 물가도 안정추세인데다 대미 엠바고(입출항 금지)에 저촉된 국가가
없어 사업여건은 동남아에 비해 양호하다"고 말했다.

< 방형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